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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DE Sep 02. 2020

ETF의 세상 13
-괴리율과 추적오차 III

이번 장에서는 괴리율에 이어 추적오차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 전장에서 다뤘듯 추적오차는 ETF가 추종하는 지수 수익률과 ETF 기준 가격 수익률의 차이다. ETF의 원형이 인덱스 펀드임을 상기하면 지수 수익률과 ETF 수익률은 동일해야 한다. 그리고 ETF를 메니징 하는 운용사는 추적오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지수를 추종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괴리율 관리가 LP의 역량이라면 추적오차 관리는 운용사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론적으로 추적오차는 없어야 하나 현실적인 한계에 의해 일부 추적오차는 필연적이다. 추적오차는 괴리율과 함께 ETF 구조를 이해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지수 복제 방식


지금까지 단순하게 “ETF는 BM으로 삼는 특정 지수를 완벽하게 추종해야 한다”라고 표현했는데 이 ‘추종’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수 추종을 업으로 삼는 ETF는 BM 지수에 담긴 종목들을 해당 비중에 맞춰 담아야 한다.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면 해당 지수의 구성 종목들을 모두 담아야 한다. S&P 500 지수를 추종한 ETF 또한 마찬가지다. 닛케이 225 지수를 트레킹 하는 ETF 또한 지수 구성원들을 모두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지수에 담긴 모든 종목을 문자 그대로 모두 매수하는 것은 때때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S&P 500 지수 혹은 코스피 200 지수와 같은 대형주 위주의 ETF라면 큰 고민이 없다. 왜냐면 해당 지수들에 속한 기업들은 한 국가를 대표하는 대형주들로 시장에서 거래량이 많다. 지수에 속한 주식들을 원활하게 사고팔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동성의 정의를 상기하면 이는 원하는 물량을 적절한 가격에 사고팔 수 있음을 뜻한다. 즉 이러한 대형주들의 시장 거래량은 충분해 ETF 종목으로 편입하는 데 애로 사항이 미미하다.


하지만 대형주 기반의 지수가 아닌 다른 중소형 혹은 선진국이 아닌 이머징 국가 증시를 추종하는 ETF는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힌다. 거래량이 적으니 쉽사리 사고팔 수가 없다. 사더라도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매수하거나 팔더라도 디스카운트를 내고 매도해야 한다. 


이로 인해 ETF의 지수 추종 방식은 크게 완전 복제부분 복제라는 두 갈래 길로 갈린다. 완전 복제는 추종하는 지수에 해당하는 종목들을 모두 매수하는 방식이다. 반면 부분 복제는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핵심 종목들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지수와 최대한 비슷한 수익률을 복제하는 방식이다. 


부분 복제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예로 MSCI AC WORLD 지수(ACWI)를 꼽을 수 있다. MSCI AC World 지수는 글로벌 3대 지수 사업자 중 대표 격인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이 만든 지수로 S&P 500 인덱스와 함께 글로벌 금융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 중 하나다. 미국에 상장된 기업들로 구성된 S&P 500 지수와 달리 ACWI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업들을 대표하는 지수다. 그럼 의미에서 가장 글로벌한 지수로 평가받는다.


MSCI ACWI는 23년 말 기준 47개 시장을 포괄하며 23개의 선진국 증시 그리고 24개의 이머징 증시로 구성되어 있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 규모는 15.6 Trillion USD로 원화로 환산하면 2경 원에 달한다.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개수는 총 2,837개다. 


ACWI는 가장 글로벌적인 지수이지만 이를 추종하는 ETF를 만들기 위해선 S&P 500 지수와 달리 상당히 번거로움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총 47개 국가의 2,837개 기업들을 모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기에 운용사들은 완전 복제가 아닌 부분 복제를 통해 상품을 구성했다. 이를 블랙록의 Ishares MSCI ACWI ETF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출처: 블랙록


Ishares MSCI ACWI ETF는 24년 6월 기준 18.7 Billion USD(24조 원) 규모로 MSCI ACWI 지수를 추종한다. 흥미로운 점은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개수다. 2,364개로 2,837개 종목들로 구성된 MSCI ACWI Index 대비 83%에 불과하다. 즉 지수와 그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종목 구성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지수에 담긴 종목을 100% 담지 않고 일부만을 편입해 지수와 근접한 움직임을 내는 방식을 바로 샘플링 부분 복제 혹은 샘플링(Sampling)라고 한다. 한 마디로 Ishares MSCI ACWI ETF는 MSCI ACWI 지수에 대한 샘플링 방식을 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다. 


운용사가 완전복제를 택하지 않고 일부 지수에 대해선 부분 복제를 선택하는 이유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이 너무 많아 비중이 미미한 일부에 대해선 스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MSCI ACWI 지수에서 이집트와 체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01%다. 해당 국가 증시가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62.6%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종목들은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혹은 거래량이 낮아 해당 자산이 시장에서 쉽게 거래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선진국에서 개도국 증시로 갈수록 시장 사이즈가 작아지기에 선진국 수준의 깊은 유동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 경우 개별 종목들의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사이 스프레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론적으로 MSCI ACWI처럼 포괄하는 지역이 다양하고 기업의 개수도 많은 지수는 S&P 500처럼 있는 그대로의 자산 편입이 쉽지 않다. 그렇기에 운용사는 지수를 구성하는 자산들 중 핵심 부분만을 추려 ETF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일부의 자산으로 전체의 움직임을 캡처해야 하므로 운용사의 샘플링 방식은 최적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단 그럼에도 샘플링은 완전복제가 아니기 때문에 부분 복제로 이뤄진 ETF의 움직임은 완전체인 지수와 어느 정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추종하는 지수의 범위가 넓으면 넓을수록 ETF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어떻게 짜냐가 지수와의 추종 오차를 최소화시키는 주요 요소가 된다. 이런 이유에서 추종 오차는 운용사의 역량이라는 말이 나온다.




추적오차를 야기하는 다른 원인들


ETF와 지수 사이의 추적오차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비단 지수 복제 방법뿐만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추가적으로 ETF의 추적오차를 야기한다.


1. ETF 보수: ETF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지수 수익률에는 보수가 없다. 즉 올해 S&P 500 지수가 10% 상승하면 벤치마킹 수익률은 온전히 10%다. 하지만 지수를 복제해 ETF를 메니징 하는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운용 보수를 청구한다. 그러므로 운용 보수가 일차적으로 추적 오차를 발생시킨다. 가령 운용보수가 0.02%라면, 투자자들에게 귀속되는 최종 수익률은 9.98%가 된다.


2. 지수 사용료MSCI와 같은 지수 제공 업체가 만든 지수에는 라이선스가 붙는다. 이로 인해 해당 지수를 사용해 ETF를 만드는 운용사들은 지수 제공 업체에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MSCI ACWI 혹은 S&P 500 지수 모두 사용료가 있다. 운용 보수처럼 이 비용은 지수 수익률과의 추적 오차를 발생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3. 배당 및 이자: 배당의 재투자 여부는 투자 수익률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TF도 어느 주식들처럼 투자에 따른 배당을 받게 되는데 Price Return ETF(PR)의 경우 배당금을 그냥 분배하는 반면 Total Return ETF(TR)는 이를 재투자한다.


분배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TR ETF는 장기투자로 갈수록 일반적인 PR ETF 보다 수익률이 우월해진다. 재투자도 재투자이지만 TR ETF는 배당을 분배하지 않고 바로 재투자하므로 세금을 유보시키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자산을 팔아야 세금이 부과되는 주식과 달리 배당은 분배되는 시점에 이미 15.4%의 세금이 청구된다즉 복리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그리고 유보된 세금은 최종적으로 ETF를 매도한 시점에 일괄 청구돼 투자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TR ETF의 성과는 Price Index ETF 보다 높아지게 된다.



4. 환헤지 여부: 일부 해외투자 ETF는 해외투자에서 발생하는 환율 리스크를 제거하는 환헤지를 한다. 일반적으로 Apple 주식에 투자를 하면 주식의 매매차익과 원달러 환손익의 합이 최종 수익률이 된다. 다만 환헤지를 100% 하게 되면 원달러 환율 움직임은 제거되고 애플 주식의 매매차익만 얻게 된다. 가령 애플 주식이 10% 상승하고 환율이 -10% 내렸다면, 최종 수익률은 0%가 된다. 하지만 환헤지를 할 경우 -10% 만큼의 환 변동은 소거된다. 이로 인해 투자자는 애플 주식 수익률인 10%만을 얻게 된다.


물론 반대로 환율이 10% 상승한 경우, 최종 수익률은 20%가 된다. 이 경우 환헤지를 하면 투자자는 10%라는 기회비용을 놓치게 된다. 이로 인해 최종 수익률은 10%가 되는 구조다. 즉 환율의 상승 및 하락과 무관하게 자산 수익률만 가져가는 방식을 환헤지라고 한다.


얼핏 들으면 마법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금융에 공짜란 없다. 즉 환헤지를 하게 되면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ETF와 지수 사이의 추적 오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환헤지란 굳이 비유하자면 두 명의 뱃사공이 같은 배에서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노를 지는 것과 같다. 즉 특정 위치에 배의 위치를 고정하는 행위가 환헤지다.


최초에 애플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달러가 필요하다. 달러를 환전하는 순간 환율 변동에 노출된다. 1,000원에 달러를 사든, 1,200원에 사든 이후로 환율이 계속 움직이므로 손익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 동일한 금액의 달러를 팔아야 하는데, 이 점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방금 달러를 샀는데, 왜 다시 달러를 되파는지 말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외환파생상품을 통해 미래의 특정 시점에 달러를 파는 거래를 뜻한다. ETF의 설정 및 해지 과정에서 언급됐듯 주식 거래가 결제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2 영업일이 소요된다. 즉 오늘 가격을 체결하고 2 영업일 후에 돈을 주고 주식을 받는데, 2 영업일 사이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결제되는 내역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외환파생상품은 이 결제일을 2 영업일 아니라 1달, 2달 더 나아가 1년 이후까지 연장시킨다. 이로 인해 오늘 달러를 팔고 3개월 이후 결제일을 지정한다면, 오늘 체결한 가격으로 3개월 후에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는 거래가 가능해진다. 물론 이 3개월 동안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오늘 계약한 거래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환헤지란 오늘 애플 주식을 사기 위해 100 USD를 매수한다면, 동일한 달러를 특정 미래 시점의 결제일까지 외환파생상품을 통해 파는 행위다. 이렇게 되면 동일한 환율로 외환을 사고 동시에 팔기에 ETF라는 배에 뱃사공이 2명 생기게 된다. 즉 환율이 올라도 영향을 받지 않고, 내려도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달러를 현시점에서 사고 3개월 후에 되파는 이 거래는 결국 3개월 동안 달러를 빌리는 행위와 같다. 이에 대한 대가로 상대방인 카운터파티에게는 원화를 빌려주게 된다. 달러와 원화를 서로 3개월 동안 바꾸는 거래 - 이를 바로 스왑(Swap)이라고 한다. 바로 헤지의 본질이다. 


다만 여기서 비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달러와 원화의 금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24년 현시점에 달러 기준 금리는 5.5%인 반면 원화 기준 금리는 3.5%다. 이는 곧 달러를 빌리는 입장이 유리함을 뜻한다. 왜냐면 원래라면 3.5% 이자를 받는 통화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5.5% 이자를 주는 통화를 얻기 때문이다. 즉 거래가 공평하기 위해선 달러를 빌려주는 쪽이 금리 차이인 2%만큼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 반대로 표현하면 달러를 빌리는 쪽이 2%만큼 디스카운트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국내에서 설정되는 ETF는 모두 원화 기반이기에 환헤지는 달러를 빌리는 거래이며 최소 2%만큼 환헤지 비용이 발생함을 뜻한다.


뒤집어서 원화보다 금리가 낮은 통화에 대해 환헤지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가령 엔화의 경우처럼 말이엔화의 기준 금리는 오랜 기간 지속된 마이너스 0.1%를 탈피해 현재 플러스 0.1%다. 그렇다면 엔화 자산에 대해 환헤지는 원화 소유자에게 불리하다. 왜냐면 3.5% 이자가 나오는 통화를 빌려준 대가로 0.1% 이자가 발생하는 통화를 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가로 두 통화의 금리 차이인 3.4% 만큼의 프리미엄을 받아야 이 거래는 성립된다.


정리하면 원화 대비 고금리 통화에 대한 환헤지에서는 디스카운트가 발생한다. 반면 원화 대비 저금리 통화에 대한 환헤지에서는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구조다. 물론 실무에서는 기준 금리 스프레드 외에 향후 금리 예상치, CDS 그리고 달러 프리미엄 등이 모두 종합된다. 하지만 기준 금리 차이만으로 대략적인 환헤지 프리미엄 및 디스카운트 레벨을 추정 가능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추적오차는 어느 정도 필연의 산물이다. 지수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추적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운용 보수와 지수 사용비와 같은 요소는 ETF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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