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찍은 느낌글.
검은 밤 짙은 커피 한 잔은 마치 그리움 같았다.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커피를 입에 대는 순간부터 나의 잠은 이미 긴 밤을 넘어가고 있다.
' 애구 커피 한잔 감당하지 못하면서 입에 대다니.....'
이미 늦었다. 어쩌면 나는 후회하려고 커피를 입에 댔는지 모르겠다. 후회를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 그 사람을 계속 생각할 수 있어서일까? 누군가를 허락하는 순간 무언가를 잃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잃어버린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것이 나의 커피 한잔이다.
또 마셔도 좋은 게 커피 한 모금이다. 뜨겁고 진한 것이 내 목을 타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 순간 더 또렷해지는 것이, 향기의 덩어리는 내 몸 안에 가득 퍼져버린다. 그리고 한 순간에 없었던 것처럼 고요해진다. 나는 또 그것을 느끼고 싶어서 한 모금을 마신다. 그리고 가만히 기다리면 또 사라진다. 이 얼마나 미친 짓인가. 사라지면 그만일 것을 또 하고 있으니.... 나의 그리움 속에 오로시 앉아 있는 그 사람은 내 안에서 그렇게 커피를 마시고 있다.
잠긴다는 건 이런 것일까? 한순간에 잠기지 않는다. 서서히 잠기는 것이지. 한순간에 잠긴다면 나는 알아채 버리고 거기에서 달아날 것이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내가 알지 못하게 서서히 조금씩 차분히 그래... 그 잠김은 성급한 사랑보다 더 차분하다. 그래서 그리움이 무섭다. 내가 모르게 나를 집어삼켜서는 깨닫는 순간 나는 1미터 사슬에 묶였던 코끼리처럼, 그 사랑이 사라진 후에도 나는 그 언저리에서 달아나지 못하고 여전히 묶여 있다.
이성적인 사람도 미칠 수 있는 게 사랑이다. 마약이 무섭다고 아니 사랑이 더 무섭다. 마약은 나쁘다고 말이라도 하고 경고라도 주지. 사랑은 가장 슬프고 아픈데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의 실수다. 그래 실수였다. 속아 넘어간 건 나니까.... 그리고 나는 그 실수의 대가로 그리움의 감옥에 이렇게 감금되어 있다.
커피가 좋은 건 그리움을 닮아서일까... 나는 밤마다 깨어 있고, 그 이유를 커피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움이 숨기에 커피 한 잔은 너무나 달콤한 변명이다.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또 한잔을 마시고 싶다. 미친 거 아니야, 이 밤을 어떻게 보내려고 그래. 아니 나는 그러고 싶었다. 밤을 새우는 이유가 필요한 그리움은 오늘도 스탠드 불빛아래에서 긴 향기의 꼬리를 날리며 내 코끝을 유혹한다.
짙다. 이 밤의 커피는
짙다. 이 밤의 그리움은
짙게 마시며 짙은 너를 기억하는 그리움은
이제 희미한 새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