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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었다. 다시 달려보자.

by 글쓰는장의사

그간 1년 가까이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활동을 시작했다.

업종 특성상 언제 갑자기 나가야 할지 모르기에 그 불안함이 달리기를 멈추게 했다.


돌이켜 보면 핑계다.

달리다 전화가 오면 급히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알면서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 그냥 귀찮았던 것이다.


1년을 달리지 않았으니 처음 시작하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몸무게는 다시 늘어나 있었다.


달리기 덕분에 사라진 허리통증이 다시 찾아왔다.

달리기 덕분에 바로잡혔던 자세가 다시 굽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원동력을 잃었다.


시간이 갈수록 체력은 당연하지만,

의지마저 약해지고 있었다.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고,

"그래 뭐든지 노력하면 다 할 수 있는 거야"라는 자신감도

잃어버렸다.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은

나를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준 달리기다.


예전만큼 페이스가 나오지 않는다.

예전만큼 거리도 나오지 않는다.

당연하다.


그래도 괜찮다.

아주 힘들었던 시기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니 밝은 날이 왔듯이.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다시 그때의 나를 되찾는 날이 오겠지.


당시에는 기록을 위해 달렸다면,

이제는 나를 위해 달려보려고 한다.


달리기도, 삶의 목표도 더 이상 멈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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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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