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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Feb 22. 2024

ep4.

눈은 함께하는 날의 시간을 선물한다.





눈에 파묻힌 집들.

하루라도 게으르면 고립되는 곳. 파묻힌 집들이 더러 있어 걱정을 한다. 걱정 끝에는 단란한 가족이 보였다. 5살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와 아빠가 서로 장난을 치며 눈을 치우고 있다.

너무 많이 쌓인 눈은 노동을 부르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날의 시간을 선물해 단단한 추억을 불렀다.





남들이 모두 가는 곳 반대로 가면 열리는 고요함.




누구도 밟지 않은 눈, 아무도 없는 곳.

관광지를 거슬러 오르니 우리만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삼각대 하나 세워두고 사진도 찍고, 눈도 날리고, 눈을 동글 말아 친구에게 던지는 의미 없는 장난도 친다.




눈싸움 후 출출한 배는 치즈타르트로. 보들보들한 치즈가 추운 날 담요를 두른 듯, 버터쿠키 같은 파이지는 달달함으로 세상을 더 동화 같게 했다.




기찻길.

커다란 신호등 소리와 함께 지나가는 기차. 도시에서는 볼 수 없던 소리와 모습들이 마음을 간지럽힌다.




메로나를 닮은 집.

파스텔 톤의 집들, 눈과의 조화를 생각하고 지었을까? 모든 건물들이 욕심 없이 조화를 이룬다. 눈을 사로잡는 간판도 건물도 없다. 평화로운 곳이다.





오타루 오르골당.




이거다!

좋아하는 유튜버의 가족이 구매했던 오르골. 짱구네 같은 그 가족은 오르골당에 와서 엄마와 아이가 서로 사고 싶은 것이 달랐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서로 뾰로통한 채 대치했다. 결국, 아이가 갖고 싶었던 신기루 같은 보석들이 보이는 이 오르골을 구매했다. 그들의 평범한 모습 앞에 와있어서, 그 모습이 떠올라서 있기만 해도 흐뭇하다. 




오래된 목재 바닥.

걸을 때마다 삐그덕 소리가 난다. 나무와 나무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마치 함께 걷는 기분을 만든다. 오래된 세월의 선배인 나무라서 더 진득이 걷는다.




안녕, 포뇨.

태어나서 처음, 엄마가 집 근처 DVD 가게에서 빌려와 본 첫 영화. 손바닥만 한 테이프를 TV 밑에 있던 DVD 플레이어에 넣고 영상이 나오길 기다리고 기대하면서, 시각의 환상을 처음 경험했던 날. 소스케와 포뇨, 다양한 바다생물들과의 첫 만남이었다.




오타루는 귀엽다.

거리마다 가지각색의 눈사람들이 문 앞을 지키고 있다. 이곳에 산다면, 눈처럼 포근한 마음과 시선을 가질 수 있을까? 귀여운 눈사람을 타인을 향해 만들어 미소 짓게 하는 일. 그런 하루들이 만들어질 것 같은 곳.




유명하다는 빵집.

우유크림과 커스터드 크림 슈, 아이스크림. 고소하고 부드러운 우유를 응축하고 응축해 먹는 기분. 슈를 한입 와앙 베어 물면, 나는 눈이 되었다. 동화책 <구름빵>의 홍시가 구름빵을 먹은 듯, 나는 가벼워지고 신이 난다.




걷기도 많이 걸어 지친 상태. 유명하다는 카페로 간다.

르타오 파토스. 웨이팅이 길다던데, 기다리고서 오지 않은 손님이 많아 5분 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세트메뉴와 스페셜 티. 향긋하며 달달하다. 달달한 디저트로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를 나누고, 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남은 오후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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