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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질투 다음에는, 불씨인가?

by 글린더

두 번째 책이다.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저번과 달리 이번에는 내일 오전까지는 반드시 읽고 왔으면 좋겠다는 강권에 의해 읽어야만 했다. 그렇게 책을 집어 들었다. 그 시간이 새벽 1시.


다 읽고 보니 2시 40분.

중간에 잠시 잠시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했던 시간을 빼면 책을 선물해 주었던 언니의 말처럼 거의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처음엔 다 읽고 가야 할 텐데라는 부담감에 대각선으로 읽어 내려갔다. 언젠가 들어본 속독법이다.

대각선으로 읽어 내려가도 우리 눈은 주변의 정보를 짧게 다 인식해 대략적인 내용 파악이 가능하다고 그렇게 처음은 속독으로 빠르게 훑는 방법이라 했다.

그리고 의외로 효과는 좋았다. 실제로 대략적인 맥락이 읽히고 페이지가 넘어가는 속도가 빨랐다.

그리고 마음이 잠시 멈춰가는 페이지에선 잠시 가로로 차근차근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 신기한 일이 생겼다.

이미 계약관계로 보면 퇴사한 회사지만 아직 마음적으로 퇴사하지 못했던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곤 구체적인 퇴사 계획과 남은 기간 동안 무엇을 하리라는 생각들이 들었고 그렇게 한참을 적어 내려 가다 다시 책을 읽으니 다음 페이지에 내가 적어 내려 간 마음들이 책 속의 에피소드들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이심전심이 된듯한 느낌이었달까.

그렇게 읽다 적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한 권을 다 읽어 내려갔다. 물론 정독한 것은 아니라 가슴은 울리는 한 줄이라던지 작가의 말은 정확히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대략적으로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옛날 코미디 프로에서 나왔던 대사 중에 '뭔 말인지 알지?'같은 느낌이랄까. 무튼 나름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다시 든 기억이 일전의 '질투'였다.

그날도 지금처럼 간밤에 단숨에 책을 다 읽었고

그 잔향이나 메시지 같은 무엇인가가 전달되었었다.

그런데 여기서 나의 감정 리액션이 다른 게 조금 신선한 감동이었다.

이전엔 나는 왜 이런 감성전달을 못하지 하는 질투가 먼저 떠올랐는데 오늘은 오호 신기하네 라는 조금은 한발 떨어진 감정선이 재밌었다. 그래서 이 새벽 내일도 빡빡한 일정이 기다림에도, 이제는 밤새면 더 이상 몸이 못 버티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감정을 기특(?)해하며 기록해 둔다.


질투 다음은 인정인가? 지금의 감정은 어디서 오고 어떤 마음인 건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그때의 난 또 어떤 반응일까 조금 궁금해졌다.


밤새워 읽어 내려간 책을 기록 삼아 시리즈처럼 남겨 봐야겠다.


오늘의 책.

'나를 바꿀 자유'-김민기 저-

다음날 오전 저자의 강연이 있어 강연참석 전 반드시 다 읽고 왔으면 좋겠다는 지인의 추천으로 시작된 독서였으나 단시간에 단숨에 읽혀내려 간 책.

저자는 변화를 위해 행동이, 환경이 바뀌어야 함을 이야기했고 바뀐 환경은 새로운 만남과 결과로 이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말에 동의하고 심심한 사과의 마음과 응원을 스스로에게 담담히 보내게 되었다.


이상, 오늘의 한 줄 평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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