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교 교사로 봉사한 지지난주 토요일로10년이 되었다.워낙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특별히 유아반은 환희 그 자체다. 10년이라는 시간 속엔 사랑과 열정이 담겨있다. 교실 안에선모든 고민과 걱정이 멈춰 버리고오직 기쁨만이 존재한다.
본의 아니게 한글학교의 책임자가 되었다.전교장이 케냐를 떠나게 되면서 봉사 연차가 많은 사람인 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행정을 손 놓은 지 25년이나 되었는데컴퓨터 앞에 앉아 유튜브를 통해서엑셀작업을 배우고 hwp로 문서와 사진을 편집했다.전에는 랩탑 앞에 앉을 땐 글쓰기와아주 가끔씩 줌으로 회의를 하거나 강의를 듣고 리포트를 작성하는 게 다였는데 말이다.
신께서 나에게 주신 특별한 재능은 책임감과 성실함이다.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손등에 파스를 붙이고 열심히 마우스를 움직였다.지레 겁먹고 안 하던것을'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고생 끝에 엑셀과 ppt를 조금씩 다룰 수 있게되었다. 15주간 참, 열심히 살았다.
올해나의 가장 큰 기쁨은 명예도 아니고돈도 아니다.미지의 세계였던 컴퓨터라는 세상 속으로한 발자국, 아주 조금 걸어 들어간 그 행위라고 말할 수 있겠다.또한 색다른 몰입의 기쁨을경험하면서 어떤 일이든 각자의 삶에서열심히 살아가는 타인을, 한층 더이해하게 되었다.모름에서 알아감의 기쁨이 컸으므로힘들었지만 뿌듯함이 밀려온다.그리고 그누구로부터 듣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에게 '정말 수고했어'라는 온갖 칭찬을 마구마구 쏟아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