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거북한 일본어의 '높임말(경어)'
저는 운이 좋은 편입니다. 유복하지는 않지만, 자라는 동안 삶에 크게 부족함을 느꼈던 기억은 없습니다. 얼마 전에는 회사 동료들과 온라인 회식을 하던 중에, 학창 시절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화제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는데 돌아보니 저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유복하지 않았다는 말에 어폐가 있는 걸까요? 차차 제 이야기를 풀어가며, 언젠가 자연스럽게 고백하는 날이 오리라 막연한 약속을 남깁니다. 요는, 꽤나 편하게 살아왔다는 것이지요. 거기에 금상첨화로 좋아하는 일본어를 사용하며 밥벌이까지 하고 있답니다.
제가 근무 중인 일본계 회사는 서른예닐곱 명이 모인 작은 규모이지만, 이 안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한 명도 겹치는 일이 없습니다.
오늘의 만화는 2021년 1월 30일, 제가 처음으로 <방구석 일본어>라는 제목을 달아 업로드한 첫 작품의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브런치에 작가 심사용으로 보여드리려 다시 그리다 보니, 고치고 싶은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어서 마음먹은 것 치고는 완성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본어에는 듣는 상대를 높이는 '경어(敬語/けいご, 케이고 높임말)'와, 나를 낮추어 말하는 '겸양어(謙譲語/けんじょうご, 켄죠우고, 낮춤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어의 높임말, 낮춤말과 닮은 듯 달라서 일본어를 공부할 때에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칭 일본어 연구자'인 빈짱의 귀에 거슬리는 높임말/낮춤말이 들리고는 합니다.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고객 회사의 이름을 말할 때마다 꼭 끝에 사마(우리말 '~님'의 +존칭)를 붙여야 하는 걸까요?
오늘 만화에서는 이런 불편한 일본어 사용이 계기가 되어 떠오른 어휘 '何様(なにさま/나니사마)'를 소개합니다.
※당분간은 잦은 페이스로 2021년에 업로드하였던 <방구석 일본어> 만화와 함께, 당시를 추억하며 간단한 글을 연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