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연봉협상 테이블
매년 연말이 되면 직원도 대표도 연봉협상 준비에 바쁘다. 몇몇 회사의 경우 따로 연봉협상의 시기가 따로 없기도 하나, 이직을 걸고(?) 연봉협상을 신청하는 직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회사에 기여한만큼 보상을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니던가? 하지만 회사의 입장과 직원의 입장은 사뭇 달라 연봉협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자신이 연봉협상을 원하는 직원의 입장이라면 먼저 아래 질문에 답 해보자.
나는 내 월급의 3배 이상의 순수익을 회사에 가져다 주는가?
평소에 생각해 보지 않으면 참 어려운 질문일 수 밖에 없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내가 하는 업무들이 회사의 수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 자신의 업무와 업무에 따른 기여(매출)를 정량적으로 정리해 놓지 않으면 산출되기 어렵기도 하다. 사실 인사팀에서 성과 관리를 잘 하는기업의 경우, 직원들 각자 포지션별 기대하는 KPI(*목표 성과)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인적 자원이 귀한 기업에선 생략되기 부지기수다. 그러니 본인이 챙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3배일까? 먼저 Chat GPT에게 물어보자.
아니, '무슨 월급 하나 올리는데 최소 3배의 순이익을 가져다 줘야 한다는거지?' 라는 의문이 든다면 기업의 입장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한 명의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선 급여 뿐만 아니라 사대보험 기업부담금, 사무실 임차료, 전기비, 가스비, 인터넷비, 복지 비용(다과 등), 인사팀 인건비, 대망의 퇴직금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모든 게 기업 입장에서의 지출이다. 이를 포함해 직원 1명에 대한 기업부담금을 추산하면 연봉의 1.7배 정도이다.
추가로, 기업엔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는 캐시카우(CashCow) 사업과 반대로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즉결된 사업 연구에 투자되는 자금이 있기 마련이고, 또 한번 올린 월급을 삭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보니 월급을 올리는 리스크 또한 기업 입장에선 막대하다.
1. 급여 외 부담금
2. 전사적인 관점의 장기 사업 개발에 투자되는 비용
3. 올린 급여 삭감을 할 수 없음으로 발생하는 리스크
위 3가지 이유를 근거로 기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연봉 협상의 시기는 직원이 급여의 3배 이상의 일을 했을 때이고, 2배 이상의 성과를 보일 때는 때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해 주는 형식이 이상적일 것이다.
(실제로 인사팀 내부규정이 연봉의 3배 이상의 성과를 냈을 때 연봉협상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는 기업들도 봐 왔다.)
하지만, 빠른 성장과 기술개발을 추구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는 맞지 않는 소리가 될 수 있겠다. 당장 기술 개발을 위해 고급 인력이 필요하고 이들의 인건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 와중에 3배 이상의 순수익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고? 말도 안 된다. 스타트업은 높은 확률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갖추는 단계일 경우가 많다. 그러니 스타트업에게 지원사업과 투자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라는 말이 나오지 않겠는가?
위 사례 외에도 3배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기엔 허점 투성이다. 과연 한 사람의 업무를 정량적 지표로만 평가하는 것은 타당할까? 팀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 수익과 직접 관계되지 않는 업무 등은 회사에서 필요 없는 역할일까? 영업팀과 같이 직관적으로 수익과 연결시킬 수 있는 지표가 없는 부서는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 모든 것은 사실 회사 내규에 따르는 게 정답이다. 처음 면접이나 연봉 협상 때, 나 혹은 팀에게 기대하는 KPI or OKR (성과지표)를 세세하게 묻는 게 좋다. 회사 입장에서의 기여도의 기준과 사원 입장에서의 기여도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면 연봉 협상은 절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회사의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이루고,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로드맵을 공유하며 연봉협상을 한다면 연봉협상이 불발될 이유는 없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성과지표를 명확히 공유하고 이가 회사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회사의 성장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용된 직원이 부단한 노력으로 인해 자신의 성과지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 퍽이나 이상적이긴 하나, 회사의 성장이 개인의 성장으로 개인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설계해야 한다.
위 영상을 보면서 많은 공감을 했는데, 연봉협상을 준비중이라면 참고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