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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선생님 Apr 10. 2022

모든 아이는 공부 욕구를 지니고 태어난다

© tjsocoz, 출처 Unsplash


인간은 욕구를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도 배고플 땐 먹고, 졸릴 땐 자고 싶어 하지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생리적 욕구를 타고 난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양육자의 따뜻한 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싶은 욕구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애정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하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스스로 성장하고 싶어 하는 마음 역시 인간이 지닌 타고난 욕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처럼, 우리는 아주 어린 시기부터 다양한 종류의 욕구를 추구하며 이러한 욕구가 고르게 충족되어야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공부 욕구 입니다. 인간이 공부하기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는 아주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어린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 세상 모든 것이 배우고 익혀야 할 대상이니까요. 그러니 아이에게 있어 공부와 배움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욕구이자 그들의 삶 속에서 매 순간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욕구는 보편적이지만 이를 추구하는 방식은 개별적입니다.


© mparzuchowski, 출처 Unsplash


공부 욕구는 모든 아이가 지닌 공통적 특성이지만, 이를 추구하는 방식은 아이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아이는 문자나 매체를 통해 배우기를 선호하는 반면 어떤 아이는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경험하며 배우기를 선호합니다. 또, 어떤 아이는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스스로 익히는 데 반해 어떤 아이는 여러 친구와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며 익힙니다.

하늘 아래 똑같은 아이는 없고, 그렇기에 저마다의 배움 역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 Pexels, 출처 Pixabay


지식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앞서 언급한 문자나 매체를 통해 배우는 지식을 명시적 지식이라고 합니다. 형식을 갖추고 있고, 말이나 글로 표현하여 전달할 수 있는 지식이지요. 사실을 암기하고 논리적 추론을 이해하는 형태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반면 몸으로 부딪치고 경험하며 배우는 지식은 암묵적 지식이라고 합니다. 언어로 표현되기는 어려우며, 관찰과 경험을 통해 몸으로 체득하며 배울 수 있는 지식이에요.

0~4세 아이들은 대부분 이 암묵적 지식의 형태로 세상을 배웁니다. 이 시기 발달 특성상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고, 느껴보아야만 가장 잘 배우고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자와 언어에 대한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5세 이후 아이들은 두 가지 형태의 지식을 고루 배우게 되고요.

다양한 지식의 종류만큼이나 학습의 방식도 다양합니다. 그리 어렵지 않게 과제를 시작하고 학습 이후의 성취감을 즐기는 아이가 있는 반면, 과제에 대한 거부감과 부담감이 너무 커서 자리에 앉는 것조차 싫은 아이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면 그것에 대해 혼자서 끊임없이 반복하고 되뇌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는 아이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아는 것을 이야기하고 뽐내며 지식을 견고히 하는 아이도 있지요.

분명한 것은 명시적 지식이든 암묵적 지식이든, 홀로 익히든 함께 익히든 아이들은 늘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책을 읽으며, 유치원과 놀이터를 오가며, 자신만의 놀이를 펼치며 그 속에서 접하는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 markusspiske, 출처 Unsplash


“우리 아이는 공부는 하나도 안 하고 매일 놀기만 해요.”라고 이야기하시나요? 그렇다면, 교재의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명시적 지식에 한정된 공부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미 잘 배우고 있는 아이에게 ‘어른 입맛의 공부’를 들이밀게 되면, 공부 욕구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건 순식간이거든요. 아이가 가진 고유한 성향과 기질, 그리고 발달의 차이는 공부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업적 관점에서의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유아기에는 반드시 아이의 개별성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내 아이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이에 대한 이해 없이 ‘다른 아이들은 다 한다더라’, ‘이 교재가 좋다고 하더라’ 하는 식의 이야기를 따르는 것은 맞지 않는 옷에 아이를 끼워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일단 옷을 입히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일뿐더러, 가까스로 입혀놓더라도 마음 편히 걸음 한 번 걷지도, 팔짱 한 번 끼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아이가 가지게 될 불안과 자책, 무력감과 패배감은 말할 것도 없고요.


무슨 공부를 얼마나 시켜야 할지를 생각하기 전에, 내 아이는 무엇을 좋아하고 즐겨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잘 배우고 익히는지를 살펴주세요. 아이의 고유한 특성에 대한 이해는 유아기 처음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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