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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Nov 23. 2024

그림일기의 끝판왕, 에바 알머슨

소중한 것들은 늘 우리 가까이에 있다.


[들어가며]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낙관주의자들 귀한 존재이다.

이들은 모두가 우울한 분위기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용기로 나아간다.

불확실하고 절망적인 상황일수록

이들의 존재는 빛이 나는데, 그 이유는

이들의 용기가 주변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스페인 화가 에바 알머슨Eva Armisen도

대표적인 낙관주의 예술가 중 한 명이다.

그녀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생활 속에서

기쁨, 용기, 행복과 같은 긍정 감정들을

발견해 내고, 이를 작품으로 그려낸다.

그녀의 작품은 스트레스에 짓눌려 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이러한 영향 덕분에 그녀는 여러 나라에서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소개되고 있다.


에바 알머슨은 한국과 친분이 깊다.

지난 15년간 서울, 부산 등 전국에서

30회 이상 전시회를 진행했으며,

1년에 4번씩 한국을 방문할 만큼

한국 관객과 교류에도 적극적이다.

게다가 한국 문화에도 관심이 많아서

북촌한옥마을과 제주 해녀 등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한국 음식 사진도 자주 올라오는데

특이하게도 냉면을 좋아한다.


에바 알머슨의 한국 관련 작품들 (출처 : Eva Armisen 인스타그램)





[작품 특징]

그림일기를 보듯이

쉽고 편안한 작품 세계



에바 알머슨의 작품은 직관적이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 별도의

미술 지식이나 해설도 필요하지 않다.

그녀의 작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작품에 담긴 그녀의 긍정적인 감정이

독자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그녀의 작품이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공감하는 감정을

익살스럽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에바 알머슨 작품의 첫 번째 특징은

작가 자신의 경험을 다룬다는 점이다.

에바 알머슨은 자신의 작품들을

"내 인생의 일기장"이라고 소개한다. [1]

작가 자신이 작품에 주인공으로 등장해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주변의 작은 사물들과 직접 교감하며

느낀 감동의 순간들이 작품의 대상이다.


두 번째 특징은 보편적이라는 점이다.

에바 알머슨은 특별한 상황과 감정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상황과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일례로 길가에서 만난 꽃과 나비를 보고,

어느 날 조용한 오후를 맞이하면서,

뜨거운 김이 나는 식사를 앞에서 와 같이

오히려 너무나 평범해서 지나치기 쉬운

순간들에서 느끼는 감정을 포착해 낸다.


세 번째 특징은 익살스럽다는 점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과장되게

동그랗고 평평한 얼굴로 묘사된다.

몸에 비해 머리 비율은 크고,

코는 납작하고 눈은 조그마한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작품 속에서 이야기를 전하고

또 감정을 드러내는 등장인물에게

관람객들이 친근함을 느끼도록

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된다.


작가 자신이 일상 생활 중 마주한 감동의 순간들을 담은 작품들 (출처 : Eva Armisen 인스타그램)





[작품 철학]

예술이란 스스로 다르게

내다볼 수 있는 창문



에바 알머슨에게 예술은 자유를 의미한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그녀는

"보이지 않는 사회의 압력 속에서도

스스로 다르게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이

바로 예술이다."라고 말했다. [2]

그녀의 작품 활동에 비춰보면,

부정 감정이 만연한 사회에서

일상 속 긍정 감정을 찾아내는 작업 

그 자체가 그녀의 예술 활동인 셈이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 활동은

단순한 개인의 창작을 넘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스트레스에 짓눌린 현대인들이

가까운 주변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되찾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기를 소망한다. [3]


그에 따라 작품 속 대상도 확장되어 왔다.

작품 초기에는 작가 개인의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2016년에는 제주도 해녀를 통해

독립성, 절제, 자부심과 같은 감정들을,

2020년에는 코로나 시기에 집 안에

격리된 사람들의 초상화 시리즈를 통해

용기, 인내, 유대와 같은 감정들을

작품으로 담아내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엄마는 해녀입니다』단행본 표지와 코로나 기간 격리자들의 초상화




[작업 방식]

자신과 가까운 주변에서

특별한 영감을 발견



에바 알머슨은 주변의 모든 것으로부터

작품에 대한 영감을 받는다고 말한다.

그녀가 '주변'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 삶에서 중요한 일들은 매우 가까운

환경에서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4]

특히 너무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지만

어느 날 어떤 이유로 사라졌을 때

비로소 그 의미를 깨닫게 되는

그런 대상에 주의를 기울다.

에바 알머슨은 어떤 영감을 얻게 되면

그림, 음성, 글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당시의 감정을 기록으로 저장해 둔다.


에바 알머슨은 작품을 그리기 전에

단어나 문구를 먼저 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내용에 따라

그림을 그리는 순서로 작업을 한다. [5]

그런 이유로 그녀의 작품에는 대부분

핵심이 되는 단어나 문구가 적혀 있다.

그 뜻을 이해하고 작품을 감상하면

보다 풍성하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마이애미 여행 중 얻은 영감을 작품으로 제작 (출처 : Eva Armisen 인스타그램)




[유년 시절 경험]

행복한 어린 시절의 감정을

그림일기로 표현하며 성장



에바 알머슨이 그림과 가까워진 이유는

그림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편안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성향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말로 설명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부담을 느꼈다.

대신에 항상 일기장을 가지고 다니며

그림일기를 써 왔다고 한다. [6]

이때부터 어린 에바 알머슨에게

그림은 자신이 원하는 것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졌다.


에바 알머슨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은

나의 행운이다."라고 표현했다. [7]

아마도 일상의 긍정적인 감정에

초점을 맞추게 된 데에는

행복한 어린 시절 추억에 대한

그리움의 영향일 것이다.

그녀는 지금도 요리하는 냄새를 맡으면

어렸을 때 어머니와 부엌에서 요리하던

당시의 추억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놀면서

매일 삶 속에서 발견했던

놀라움, 기쁨과 같은 순수한 감정들이

지금까지도 느껴진다고 한다.


에바 알머슨은 예술가로 성장할 동안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왔다.

에바 알머슨의 어머니는 특수 교사였고

아버지는 산업엔지니어로

예술과는 무관한 사람들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딸이 그린 작품을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딸과 함께 예술적 감각을 느낄 있는

방법들을 찾고 고민해 주었다고 한다.

이 같은 가족의 지지 덕분에 그녀는

어린 시절의 감정을 잃지 않은 동시에,

그림에 대한 즐거움 또한 오랫동안

유지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에바 알머슨의 부모 초상화와 미술 학교 시절 초상화 (출처 : Eva Armisen 인스타그램)




에바 알머슨의 삶을 통해

생각해 볼 삶의 태도 3가지

1.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예술이다.

2. 몰입할 때 영감을 얻을 수 있다.

3. 어린 시절의 경험이 평생 남는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은 전시장이 아니더라도

여러 장소에서 자주 마주치게 된다.

우연히 들린 사무공간, 커피숍 등에서

그녀의 작품을 만나면 공간 역시

긍정적인 감정으로 가득 찬 느낌을 받는다.

나 역시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기에

주변 지인들에게도 그녀의 작품이

그려진 굿즈를 선물로 주곤 다.

에바 알머슨은 자신의 소망대로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의 감정을 전해주고 있는 셈이다.


에바 알머슨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통해

곱씹어 봐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 정리해 봤다.


첫째,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예술이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현재 상황이 어떻든지와 상관없이

우리는 스스로 보고자 하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다.

에바 알머슨의 정의에 따르면

그것이 예술적인 삶의 방식이자,

자유로운 삶의 방식이다.

다른 삶이 성공을 보장하진 않지만, 반대로

다른 삶이 실패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이 문제는 결국 나답게 살아가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관한 문제에 더 가깝다.


둘째, 몰입할 때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에바 알머슨은 일상에서의 발견하는

긍정적인 감정들에서 영감을 얻지만,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보통 사람은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소하고 평범한 찰나의 순간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감정에 세밀하게 귀를 기울인다.

예술적 영감은 느닷없이 떨어지기보다는

오랜 몰입으로 민감해져 있는 상태에서

그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여러 예술가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 내용이라 믿고 따를만하다. 


셋째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평생 남는다.

에바 알머슨이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긍정적인 감정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이미 그러한 감정들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부모의 역할이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어린 시절은 이미 지나갔기에

나 자신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부모로서 자식에게

에바 알머슨이 가진 긍정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아들에게 이 작가를 소개해 주고 싶다.



자연과 교감하는 에바 알머슨의 자화상 (출처 : Eva Armisen 인스타그램)




작가 소개

에바알머슨 Eva Armisén,  1969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

스페인의 사라고사에서 태어난 에바알머슨(evaarmisen)은 바르셀로나에서 미술공부를 한 이후 줄곧 그곳에 정착하여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일상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랑스럽게 그려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그녀는 우리나라의 많은 팬들에게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작가다. 그녀의 작품은 〈페어런트 후드〉, 〈ER〉, 〈하우스〉 등의 텔레비전 시리즈와 〈THE GEORGE LOPEZ SHOW〉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소개된 바 있으며, 스페인에서 출간한 어린이 도서《QUE ME ESTA PASANDO?》는 남편 마크 패롯과 함께 지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바 알머슨의 동화책이 출간된 바 있다. 그녀는 친숙하고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그림으로 보여준다. 그녀의 그림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행복 그 자체이다.

출처_ 그림닷컴



참고 자료

[1] 중앙일보 인터뷰 (2018.12.13)

[2] 프로젝트 장민 유튜브 (2018.12.11)

[3] 에바 알머슨 유튜브 (2014.12.31)

[4] Made in Zaragoza 인터뷰 (2022.3.4)

[5] Go Aragon 기사 (2022.2.21)

[6] Arirang TV 인터뷰 (2019.1.11)

[7] JAMA 인터뷰 (202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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