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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시간을 낭비하는 리더 (4편)

개인 평판을 중시하는 리더

by 녹차라떼샷추가 Apr 03. 2025

조직의 시간을 낭비하는 리더, 네 번째. 오늘은 '개인 평판을 중시하는 리더'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요.



회사 밖에서

존경받는 대표


최근 주변에서 존경받는 한 대표님을 알게 되었어요. 그분이 존경받는 이유는 '회사에 들어온 직원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경영철학 덕분이었죠. 직접 만나보니 생각과 행동이 일관된 훌륭한 분이었고, 직원들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저에게도 느껴졌어요.

 

그런데 의외로 직원들은 대표에게 불만이 많았어요. 저는 대표에게 존중받으며 일하는 직원들이 당연히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직원들은 대표님이 사람은 좋은데 회사에 필요한 인사조치에는 무척이나 소극적이라고 평가하더라고요. 회사에 업무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직원이 있는데, 대표는 오랜 기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 직원이 연관된 업무는 매번 진행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이 추가로 업무를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요. 해당 직원에 대한 동료들의 불만이 고스란히 대표에게 투영되고 있더라고요.


대표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어요. 그 직원이 회사와 동료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죠.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해 온 직원에 대한 연민과 시간이 지나면 업무 역량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었어요. 이런 감정과 믿음을 붙잡고 있다 보니 대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로 시간만 흘러 보내게 되었어요. 게다가 권고사직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스스로 내세운 경영철학을 저버리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고민이 깊어졌고요. 




개인 평판을 위해

회사 성과를 희생하는 리더


제가 보기에 그 대표는 회사 운영보다 자신의 평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평소에는 이런 태도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회사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면 약간의 비효율을 감수하면서도 조직 전체적으로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외부 경쟁이 치열해지면 내부의 작은 비효율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고객사와 계약이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결정될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그런 계약 하나가 회사의 생사를 좌우하기도 하니까요. 공교롭게도 그 대표의 회사는 최근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고객사를 하나 둘 잃어가고 있었어요. 물론 업무 역량이 떨어지는 직원 한 명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체질 개선을 위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그런데도 대표는 자신의 평판을 지키려는 마음 때문에 회사의 성과와 직원들의 시간 자원을 희생하고 있었어요. 안타까운 일이었죠.


리더의 자리에 적합한 사람은 조직 성과를 위해 때로는 자신의 철학마저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이 조직에 가장 도움이 될지 고민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니까요. 리더를 아무한테나 맡길 수 없는 이유는, 보통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공동의 책임감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에요. 때로는 자신의 평판이 나빠지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고,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그것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리더십을 평가할 때는, 리더 개인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를 보기보다는 공동의 성과를 위해 얼마나 자기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생성 : Bing Image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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