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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차가운 음료가 좋아
한 여름날 걸어서 학교에 데려다주던 손도
펑펑 울던 날 달래려 그저 안아주기만 하던 품도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감기던 냄빗물도
아직까지 뜨겁다
가난한 사랑은 지나치게 뜨거워
몸서리를 치며 도망쳐도
인두로 지진 것보다 깊이 새겨진 탓에
엄마 손 꼭 잡은 어린 남매를 보면
한 뼘만 한 품으로 잠든 숨소리 들으면
싹둑 자른 머리칼을 넘겨주는 손이 닿으면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지나치게 뜨거운 곳에 닿아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