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러 글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갖고 있는 구조와 이로 인해 파생된 왜곡된 진료 그리고 점차 파괴되어 가는 의료 생태환경에 대해 말하였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17여 년간 임상의사로서, 의료현장의 최일선에서 내과의사로 호흡기계환자들에 진료하였었고 당시 대학병원의 경험과 짧지만 1년간의 개원의사로서의 체험을 가졌다. 그 이후 공적 영역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건소, 의약품안전관리원, 다시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마지막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돌아와 근무하면서 근거중심보건의료분야와 공적 의사결정체계수립 분야에 22년간 몸담아 왔다. 그동안 신의료기술평가사업단장과 본부장 시절 우리나라 신의료기술평가사업 관련 법과 제도를 수립하였고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설립의 창립 멤버로 참여하여 관련 법과 정부산하 연구원을 설립하였으며 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의약품피해구제 TF 팀장을 맡아 우리나라의 의약품 피해 구제 관련 법과 제도를 설립하였다. 공적 분야의 수많은 회의체에 때론 위원으로 때론 위원장으로 참여하며 다수의 의료현장에 계신 분들과의 회의를 통한 의견개진도 수없이 해왔다. 이런 모든 경험을 토대로 그 해결책을 제시해 보도록 하겠다.
전 세계 의료시스템은 사람의 얼굴이 다른 것처럼 같은 것이 하나도 없으며 이것이 최상위 의료시스템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것도 없다. 다만 선택의 문제요, 부족함을 끊임없이 개선시켜 가야 할 필요가 있을 뿐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구조가 이중적 구조를 갖는데서 오는 폐해가 크니 변혁을 통해 혁신적 변화를 줄 것이냐 아니면 부족한 점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부분적 수정을 해갈 것이냐는 큰 방향의 결정은 필요하다. 혹자는 전쟁이 나기 전까지 혁신적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그럼에도 불가하고 혁명적 수준의 의료개혁을 한다면 그 방향에 대해 제언해 보도록 하겠다. 이 문제는 의사도 해결할 수 없고 정부도 할 수 없고 온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동의해야 성취할 수 있는 과제이다.
개혁의 전체 방향을 통제하는 철학, 사상, 원칙은 무엇이어야 할까? 철학과 사상이 없다면 땜질식 수정에 불과하게 되고 가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개혁의 원칙을 먼저 제시하면 첫 째는 의학 본연의 학문적 학술적 진료가 실재 의료로 제공되는, 왜곡 없는 생태환경 복구이다. 둘째는 신뢰 구축이다.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도록 의료사회적 시스템을 세워나간다. 이를 위해 의료인이 기사(騎士, knight)로서 역할을 하도록 정책 방향을 세워나가는 것이다. 셋째는 의료의 구조적 모순의 해결이다. 넷째는 실재적인 일차 의료시스템의 구축과 더불어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이다. 어떤 방향의 개혁이든 이러한 원칙하에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유지가능한 의료시스템이 될 것이다. 이러한 원칙하에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