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느 날 그녀는 혼자가 아닌 낯선 남자와 함께 나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가만히 앉아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는 나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여전히 크고 반짝 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잠시 후 남자는 주머니에서 작고 빛나는 무엇인가를 꺼내어 그녀의 손가락에 끼어 주었다. 그 작은 것을 한동안 바라보던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그의 입술에 입 맞춤을 했다.
그 후로 그녀는 혼자가 아닌 둘이 되어 나를 찾아와 주었다. 둘은 모든 것을 함께 했으며 그녀의 얼굴에서는 더 이상 슬퍼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녀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나 또한 행복했다. 그러한 그녀를 바라보는 일이 나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었다.
나는, 정말 행복했다.
그 후로 오랜 세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겨울의 첫눈이 내릴 때 나를 찾아왔던 그녀의 모습이 기억난다. 깊고 맑은 눈동자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었고 그녀 품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는 여전히 잊혀지지 않았다.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
겨울이 찾아오고 첫눈이 내리던 날 작고 예쁜 아이가 나를 찾아왔다. 매일 같이 찾아와 작고 하얀 손으로 나의 큰 몸을 두르며 올려다보는 그녀가 좋았다. 그녀의 두 눈동자는 내리는 눈보다도 맑고 깊었다.
다시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정말 행복했다.
나는,
여전히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