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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듕쌤 Aug 21. 2023

진정한 '갓생'살기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직업

'갓생'.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것은 갓 같은 생인가, 혹은  나온 신생아의 삶의미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갓 고쳐 쓰지 말라는 것처럼 생(삶)도 고쳐 쓰지 말라는 건가?"싶을 수도 있겠다. (내가 그랬다)


* 갓생: God+생(生) 신의 삶.

즉 신처럼 완벽한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갓생을 산다는 것, '갓생 살기'를 하는 사람들은 미라클 모닝이나 오운완(오늘운동완료), 다이어트, 책 읽기 등 목표를 정해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든다.


"지금 잠깐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갓생인가?"


나는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 하에 살았었다.


최소 주 3일, 퇴근 후에 2~3시간씩 운동을 했고 주말이면 새로운 것을 배우러 다녔다. 30%였던 체지방은 20%까지 내려갔고 모두가 말하는 '취미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인생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출근과 동시에 퇴근, 아니 퇴사를 꿈꿨다. 운동과 취미로 꽉 찬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내 삶의 8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내 '일'이 너무도 싫었다.


하찮은 나를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라도,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취미생활에 더욱 매진했다. 하지만 아무리 회사 밖에서 즐겁게 산다 한들 회사에 가는 것이 즐겁지 않으니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대학 졸업반, 인생 목표는 입사였는데

입사하고 보니 인생 목표는 퇴사가 되어있었다.


그런데, 회사를 나가면 뭘 하고 먹고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자격증 공부, IT 공부..

가 아니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직업은 무엇 일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로 직업을 가지면 행복할까?



나의 어머니는 환갑이 되신 올해도 행복하게 일을 하고 계신다. 서른 살 즈음 시작한 피아노 강사 일이고 원장이 되어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몸이 움직이는 한 아이들과 끝까지 함께하고 싶으시다면서 출근하는 그 길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신다.



어떤 직업이 사람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1. 좋아하는 것


일단 행복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좋아하는 걸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게 최종 선택에 최우선순위라는 뜻은 아니다. 그냥, 일단은 나열해 보자는 거다.


이건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 말고도 내가 어렸을 때 즐겨하던 것들을 포괄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직장을 다니는 동안엔 오로지 운동만을 취미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했고 시를 쓰는 것도 좋아했다. 종이접기도 좋아했고 그냥 뭐든 손으로 하는 건 다 좋아했던 것 같다.



2. 잘하는 것


어찌 보면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좋아해도 재능이 없는 것만 계속하다 보면 언젠간 지치고 결국 싫어하는 직업의 말단으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어진다. 재능은 지금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가 발달시킬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있는 것도 괜찮다.


나는 운동에 재능이 있었다. "키가 5cm만 더 컸어도 선수시켰을 텐데.." 하는 분들이 꽤 있었다. 공부도 곧잘 했다. 외우는 능력이 좋은 건 아닌데 이해력이 좋아서 연상을 잘했고 덕분에 창의력도 꽤 발달이 되었던 것 같다.


있는 그대로 그리는 걸 잘했는데 색감은 없어도 관찰력이 좋았다.



3. 남에게 줄 수 있는 것.

세스 고딘의 [This is Marketing 이것이 마케팅이다]에서 마케팅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했고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행복여행]에서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에 쓸모없는 인간이 되는 것만큼 우울하고 좌절되는 일은 없다.


회사일을 하면서도 나의 존재가 어디에 쓸모가 있으며 어떠한 결과물로 나오는지 알 수 있다면 일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일본 드라마 [브러시업 라이프]에서 주인공이 드라마 PD가 되었을 땐 "나의 노력이 결과가 되어 나오는 걸 보면 몸은 힘들지만 그 어느 직업 보다도 보람이 있었다."라고 말한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같지 않을까?


의미 없는 삶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마음은 내 삶까지도 활력 있게 바꾸어줄 만큼 강력한 힘이 된다.


엄마가 자식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도 이와 비슷한 행복감을 준다고 한다.


하물며 돈을 받고 일을 하는데 내가 타인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타인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기쁘겠는가?


힘들어도 지친 몸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하는 게 없다고 해도 좋아하는걸 꾸준히만 할 수 있다면 직업이 될 수 있다.


가령, 어머니의 경우 피아노를 늦은 나이에 시작해 다른 선생님들처럼 피아니스트와 같은 실력을 얻지는 못하셨다. 하지만 피아노연습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 즐거우니 쉼 없이 배우고 노력할 수 있었고 그 결과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나이가 더 많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직업이 되었다.


나 또한 다른 필라테스 강사들처럼 타고난 몸매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었고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으니 부족한 나 스스로를 바꾸어 나가면서 가르치는 실력도 키워갈 수 있었다. 관찰력이 좋으니 회원들의 작은 변화나 틀어짐도 금세 알아채 수업효과를 올릴 수 있었다. 나를 통해 통증이 사라지고 몸이 변화되는 사람들을 보면 보람과 함께 자신감도 덩달아 생긴다.


이 일을 쭉 하면서 아픈 곳 없고 잘 관리된 멋진 할머니가 되어 늙어서도 일을 할 내 모습을 상상하면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진다.



나의 갓생살기
허무주의, 즉 니힐리즘이란 목표의 결여에서 나온다. -프리드리히 니체-


목표 없이 눈앞의 이익, 쾌락만 좇고 살다간 그 의미를 잃고 방황하게 된다는 말이다.


진정한 갓생이란?


내가 하고 있는 일로 행복한 미래가 그려지는 것.

지금의 내 노력이 내 미래를 흐뭇하게 바꿀 수 있는 것.


노력=직업=미래


현재의 노력이 직업이 될 수 있고, 그 직업이 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


그럼 정말 진정한 의미의 '갓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일회성으로 끝나는 미라클모닝 대신 내 삶을 바꾸어줄 루틴을 찾아보자.



[브런치북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기로 했습니다]


*표지 사진: 운동복 모델이 된 나. (브랜드: Comfort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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