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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언 Nov 28. 2022

자신감은 태용씨의 청춘이었다.

보이스톡으로 전달된 태용씨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떤 순간 자각하게 됩니다. 그 이야기 속의 태용씨는 지금의 나보다 어렸을 때가 더 많다는 사실을요. 지금의 나라면 주저앉아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어려움들도 슬기롭고 묵묵하게 살아내었지요. 그래서 딱 내 나이 때의 태용씨의 삶은 어땠는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1989년 서른여섯. 태용씨는 그 시절을 '자신감'이라 말했습니다. 건축사로서 처음 개업을 하고 커리어를 확장하던 시기였고요. 경애씨와 결혼하여 아들 하나 딸 하나를 얻고 부모님과 살고 있었지요. 전문직업인으로서 자부심도 있었고 다복한 가정도 꾸려 남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뭐든 할 수 있는 시기었지요. 아마도 지금 내 나이 즈음의 태용씨의 삶은 태용씨 인생의 전성기였지 않나 해요. 내가 태용씨의 전성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요.


한편 자신의 청춘을 '자신감'이라는 단어로 정의 할 수 있다는 게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1980년대 중반, 나라의 경제가 안정되고 발전하기 좋은 상황이 자리잡힙니다. 수출도 늘어 덩달아 국민들의 소득도 올라가는 시기였고요. 도시의 생활상은 급변하여 집집마다 텔레비전과 냉장고를 갖추게 되었죠. 그 시류에서 고소득 전문직인 태용씨는 자신감의 날개를 달고 청춘을 유영할 수 있었을 겁니다.


반면, 최초로 부모세대 보다 가난한 MZ세대인 베이비부머의 자식세대들에겐 자신감의 원천이 되는 경제적인 기반이 부족합니다. 삼포세대라는 말이 공공연해 질만큼, 돈때문에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요. 경제기반이 약하니 자연히 뒤따르는 인생의 절차들이 버겁게 느껴질 수 밖에요. 작금의 서른여섯들과 태용씨 때의 서른 여섯들의 삶은 많이 다르겠지만, 모두가 자신감을 원천으로 삶을 쌓아올려가길 바랄뿐 이죠.


자신감 넘치는 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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