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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는 용기, 쉬어야 더 멀리 간다

쉼표들이 모여 결국 음악이 완성된다.

by 채유병 Mar 23. 2025

우리는 흔히 자기계발과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만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새로운 도전, 더 나은 삶, 성취감을 위해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멈추는 시간도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끊임없이 달리는 삶은 결국 지침으로 이어지고, 지친 몸과 마음은 부정적인 사고와 감정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휴식이 단순한 '멈춤'이 아니라, 다음 도약을 위한 ‘재충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심리학자 바바라 프레드릭슨(Barbara Fredrickson)은 『긍정에 관한 최고의 연구: 3대 1의 비율이 당신의 삶을 바꾼다』라는 저서에서, 긍정적인 감정이 부정적인 감정보다 최소 3배 많아야 사람의 삶이 건강하게 유지된다고 말한다. 이른바 ‘3:1 비율’ 이론이다. 긍정적인 감정이 부정적인 감정을 압도할 때, 우리는 더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이 축적될 경우 뇌는 방어적인 상태로 전환되어, 사고의 폭이 좁아지고 문제 해결 능력도 떨어진다.



뇌과학적 측면에서도 이 이론은 매우 설득력 있다. 미국 UCLA의 신경과학자 알렉스 코브(Alex Korb)는 그의 책 『행복의 뇌과학』에서 긍정적인 경험이 축적되면 뇌의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활성화되어, 스트레스 조절과 계획 수립 능력이 향상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즉, 우리가 의식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만들고 그 경험을 누릴 때, 뇌는 더 건강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목표에 매몰되어 이 사실을 잊는다. '쉴 시간에 더 해야지',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가야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다. 하지만 마라톤도 일정 구간마다 물을 마시고 호흡을 조절하지 않으면 완주가 어렵듯, 인생이라는 장거리 여정에도 ‘숨 고르기’는 필수다. 단거리 경주가 아닌 이상, 모든 에너지를 한 번에 쏟아붓는 건 오히려 실패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자신만의 보상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내가 하루 동안 충분히 애썼다면, 그에 걸맞은 작은 선물을 자신에게 주는 것이다. 어떤 이는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 한 편을, 어떤 이는 맛있는 간식을, 또 어떤 이는 친구와의 짧은 통화를 통해 만족을 얻는다.



필자 역시 하루를 열심히 보낸 뒤, ‘냉장고를 부탁해’나 ‘굿데이’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시간이 나만의 휴식이자 보상이었다. 수험생 시절, 새벽 2시까지 공부하고 나서 웹툰 한 편을 보는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짜릿했는지 모른다. 심지어 그 웹툰을 보기 위해 공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강화’라고 한다. 어떤 행동 후 유쾌하거나 즐거운 자극을 주어 그 행동이 다시 일어나도록 만들거나 어떤 행동 이후에 불쾌하거나 불편한 자극을 제거함으로써, 그 행동 더 자주 하게 만드는 게 강화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한 뒤 즐거운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이후에도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싶게 만든다. 즉, 보상은 단순한 여흥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자기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행위다.



쉬는 것은 멈춤이 아니라 준비다. 쉬는 동안 우리는 감정을 정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다음 도약을 위한 정신적 에너지를 축적한다. 이 시간은 우리가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긍정적인 사고는 단지 기분이 좋은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여유로움, 희망, 자신감, 회복탄력성이라는 매우 실질적인 심리적 자원을 길러준다. 그 자원들은 위기의 순간에 우리를 붙잡아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도약의 출발점은 ‘내가 나에게 주는 휴식’이다.


지금 당신이 어떤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면, 그 여정에 자신만의 쉼표를 하나씩 그려 넣어보라.


그 쉼표들이 모여 결국 음악이 되고,
당신의 삶을 더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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