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는 국화가 제철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국화 옆에서] 서정주
그 무엇에도
너 마음 설레지 마라
그 무엇도
너 무서워하지 마라
모든 것은 다 지나가고
님만이 가시지 않나니
인내함이 모두를 얻느니라
님을 모시는 이
아쉬울 무엇이 없나니
님 하나시면
그저 흐뭇할 따름이니라.
-성녀 예수의 데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