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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닮은 계절

#9. 겨울이 간다

by 천윤준호

서울에서 봤던 그 흐릿한 별조차 다정의 일부이더라.


"미안해."

"괜찮아."


미안하다고 시작하던 대화의 끝은

여전하게 괜찮다는 거짓말이었다.


봄으로 시작하는 계절은

거짓말처럼 다시 봄으로 끝난다.


겨울이 간다.

이미 져버리고 있는 겨울을 사랑했다.


각자의 계절을 다른 이유로 사랑했다.

다들 어련한 각자의 사정이 있구나 생각했다.


좋아하는 계절을 보면

그리고 그 사정을 들여다보면

꽤나 당신을 닮아 있었다.


어쩌면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러한 연유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당신을 닮은 계절이 오면,

다시 자연스럽게 당신이 떠오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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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