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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NA Aug 02. 2024

젖어버린 새벽

때때로 찾아오는 회한은

서늘하고 깊은 동굴 속을

홀로 걷는 것 같아


신발을 길 위에 벗어버린 채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위를

정처 없이 걷다


돌이 박혀 피멍이 들고 부르터

발에 피가 배어 나오면

그제야 엉엉 울 수 있었던

젖은 그 새벽이 떠올라


비가 나인지 땅이 나인지


하염없이 쏟아지던 비에

무참히도 젖어버린 그림자가

남긴 발자국은 처량히 남았고

젖은 머리는 아직도 마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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