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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Apr 16. 2023

나는 이상한 사람과 잘 지낸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13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지난 2년간 두 여자, 유영과 캘리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시간순으로 엮은 공동매거진입니다. <잃시상>은 평범한 직장인 유영이 우연히 심리상담전문가 캘리를 만나 서로의 감정일기를 편지 형식으로 나눈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던 유영이 캘리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감정의 바다에서 유영(游泳)할 수 있게 되는 성장 스토리입니다.


제13화 ‘나는 이상한 사람과 잘 지낸다'는 주변에서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에게 잘 해주고 싶고, 그들과 잘 지내는 유영의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유영과 캘리, 두 여자가 감정일기를 교환하면서 풀어가는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격주로 발행됩니다. 다음 이야기는 4월 30일 일요일 오전 9시에 이어집니다.






유영의 감정일기 >>클릭  <잃시상> 11화 방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사람 재수 없다 오

캘리의 피드백    >>클릭  <잃시상> 12화 역설적으로 뒤집어 본다면?




나는 이상한 사람과 잘 지낸다.



    선생님, 지난주 엘베남(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남자)에 대한 피드백 감사합니다. 


역설적으로 뒤집어 보면, 모든 일은 겉모습이 다가 아니다. 
제대로 사는 삶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말을 품고 일주일을 견뎌 보았습니다. 나를 추월하는 차,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며 모두 역설적으로 뒤집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사람들과 겪게 되는 일들이 이유 없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라고 생각이 들어요. 모두 저의 마음공부를 위한 훈련 과정이 아닌가 하고 느껴집니다.    


 이번주는 지난주와 반대로 제가 편하게 잘 지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는 편하게 잘 지내는데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은 불편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어요. 사람들은 그 사람을 이상하다고 말해요. 그런데 말이죠. 나는 어째서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은근히 친한지, 그것이 어느 날 궁금해졌어요.    


누군가 : “그 뽀롱뽀롱 뽀로로님 책임감 없어서 주변에서 힘들어하던데, 
               나도 얼굴 볼 때마다 불편해"  
내 마음 : ‘뽀로로님 나름 열정 있어, 그리고 나에겐 상냥하던데...’    

누군가 : “그 뾰롱뾰롱 뾰루퉁님 별거 아닌 거 갖고 막~소리 지르고 그러던데…”
내 마음 : ‘그 뾰루퉁님 왠지 잘해주고 싶어, 그리고 나에게 이것저것 챙겨주던데...’   


 누군가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랑 편하게 지낸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쌍따옴표의 말을 해주곤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뽀롱뽀롱 뽀로로님, 뾰룡뾰룡 뾰루퉁님을 이상하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마음이 좀 불편해져요.    


처음에는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가' 또는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는 것인가' 하며 타인의 말에 사시나무 떨듯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흔들렸어요. 내 중심은 사라지고 타인 중심이 되어 살짝 비틀거렸죠. 그러다가 나와 소중한 인연이 될 수도 있었을 사람들을 떠나보낸 적도 있어요.    


무엇이 맞는 걸까요? 내가 이상한 건가요? 그 사람이 이상한 건가요? 이상하다고 나한테 말해주는 사람이 이상한 건가요? 아니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원래 이상한 것인가요?


뽀로로님, 뾰루퉁님이 안경을 끼고 사람을 대하는 거 아닐까요? 그들이 안경 끼고 사람 봐가면서 간을 보니, 누군가를 깎아 내려 밟기도 하고, 치켜세워 박수치기도 하겠죠. 그러니 누군가는 그들에게 에너지를 뺏기거나, 가스라이팅을 당해 상처받을지도 몰라요.    



저는 머리가 나빠서일까요? 에너지가 없어서일까요? 에너지가 넘쳐서일까요? 사람을 처음 만나면 무조건 꼬리부터 흔들어요. 무슨 전생에 개였나! 내가 흔드는 꼬리를 보고 안경 낀 사람이 나를 개무시할 수도, 귀여워서 사귀고 싶어 할 수도 있겠죠. 


뽀로로님, 뾰루퉁님외 다수의 이상한 사람들은 나와의 첫 만남에서 나의 그런 점을 인정해 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 또한 그들의 단점이나 타인의 평가보다는 그저 사람이 좋아서, 마음 가는 대로 했던 것 같네요.

그래서 이상한 사람들과 편하게 지내나 봐요.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선생님의 지난주 피드백이 떠올랐습니다. 역설적으로 생각해 보기요. 역설적으로 뽀로로님은 뾰루퉁님을 , 뾰루퉁님은 뽀로로님을 서로 이상하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제 자신에 대해서도 역설적으로 생각해 보니, 나 또한 누군가에게 이상한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소름이 올라오네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는 격주에 한 번 일요일 오전 9시에 발행됩니다.

4월 30일 일요일 오전 9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제13화로 이어집니다.


본 감정일기를 읽은 후 (아래 링크) 심리상담전문가 캘리의 피드백을 읽으시면 화나고 우울한 감정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심리상담전문가 캘리의 피드백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주는 상담소> 제14화 

https://brunch.co.kr/@ksh3266/67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2화

https://brunch.co.kr/@youyeons/40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3,4화

https://brunch.co.kr/@youyeons/43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5,6화

https://brunch.co.kr/@youyeons/45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7,8화

https://brunch.co.kr/@youyeons/47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9,10화

https://brunch.co.kr/@youyeons/52


캘리와 유영의 감정일기 11,12화

https://brunch.co.kr/@youyeons/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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