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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내기 권선생 Apr 15. 2024

레인보우 타이완

여행 중 유난히도 계속 눈에 띄었던 수많은 무지개들.


첫 여행지였던 시먼딩의 무지개 횡단보도 방문부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여행 곳곳을 다녀도 이 녀석이 대만 전역 곳곳에서 보였다. 타이베이뿐 아니라 타이중, 가오슝까지. 거의 대만 전역에 존재하는 거 같았다. 


무지개를 발견할 때면 특유의 알록달록함에 사로접혀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재빨리 눌렀다. 무지개 색 옷에 화려함에 눈길을 빼앗기기도 했으며, 건물 간판 속 숨겨진 작은 무지개까지 발견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다, '이 무지개의 의미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대만에 있는 이 무지개가 단순한 미(美)만 추구한 매체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의문이 생겼다. 재빨리 꺼내어 본 스마트폰으로 정말 쉽게 수 있었는데, 첫날의 '무지개 횡단보도'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인권을 존중하고 평등과 중립을 위한 노력에 대한 상징물이라고 했다. 살펴보니, 대만은 2019년 5월 17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였다. 대만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는데, 그 의미가 내포된 무지개가 대만 전역에 걸쳐 있다는 건 더 놀라웠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성소수자들의 상징인 무지개를 바닥과 여러 물체에 새겨둔다는 건 이들도 이 땅에 당연히 존재할 수 있고, 또 평등할 수 있다는 걸 여러 사람에게 전달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 이후로부터 대만에서 무지개를 보는 시선이 꽤 달라졌다. 무지개를 보고, '환호'와 '감탄'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거운 감정들로 채워졌다. 평등을 바랐던 누군가의 뜨거운 눈물이 담겨져 있어서 였을까. 알록달록 화려한 무지개 속에 이런 이면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러모로 대만이 더 궁금해지고, 좋아지기 시작했다.

다름을 그대로 인정해 주며, 미움보다는 따뜻함으로 소수자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대만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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