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하루는 대체로 먹고, 놀고, 울고, 자면서 끝이 난다. 신생아 때는 아기가 왜 우는지를 몰라 밤새 발만 동동 굴렀다. 그래서 근심 많은 부모의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작은 멍이 들어있었다. 100일을 훌쩍 넘긴 아기는 이제 우는 시간보다 웃는 시간이 많아졌다. 요즘은 정말 슬플 때만 아이가 우는 것 같다. 아기의 울음에 둔감해졌던 마음이 다시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아기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무엇을 보여줄지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가 아기 엄마와 작은 다툼이 있었다. 우리는 같은 집을 그리며 다른 재료를 쌓아 올리고 있었다. 나와 아기엄마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바라보았다. 재료가 무엇이건 간에 크고 맑은 창문에 담길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