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마무리하며, 나의 소중한 '나비'와, 나비가 내게 남긴 가장 큰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나비는 말년에 눈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녀석은 언제나 저를 기다렸습니다. 신기하게도 엄마는 새벽과 밤에 온다는 것을 정확히 알았습니다. 다행히 나비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어느 단독 주택 마당에 머물게 되었고, 그곳의 언니는 나비에게 기꺼이 쉴 집과 밥을 놓아주어도 된다고 허락해 주셨습니다.
나는 매일 새벽과 밤, 나비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나비는 내가 오는 소리를, 나의 냄새를, 내가 오는 시간을 알았습니다. 그 시간이면 녀석은 그 자리에서 저를 기다렸습니다.
깨끗한 물과 밥, 신장 관리를 위한 처방식을 챙겨 먹였습니다. 구내염 전발치 수술이 끝난 후에도, 매일 약을 먹이는 일은 거를 수 없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수액을 맞히며 그렇게 건강을 관리했습니다. 나는 나비를 씻겨주고, 먹여주며 늘 속삭였습니다. "사랑한다고, 힘내줘서 고맙다고. 밥 잘 먹어줘서 고맙다고."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나비를 돌보는 모습을 지켜보던, 근처에 사는 언니가 있었습니다. 매일 새벽 강아지와 산책을 하던 언니는, 길고양이 밥을 주는 저를 늘 지켜봐 주었고 따뜻한 말을 건네곤 했습니다. 길 위에서 욕설과 험한 소리만 들었던 내게, 그 다정한 인사는 무엇보다 큰 위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언니는 저의 카카오톡으로 시 한 편을 보내주었습니다. 나비의 마음을 담았다며, 손수 쓴 시라고 했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그 시는 나비가 처음으로 제게 말을 걸어온 듯했습니다. '덜컥'하는 철문 소리는 자기를 보러 오는 '엄마'의 소리라고 했습니다. 캄캄했던 자기 '삶에 빛이 되어준 '우리 엄마'라고 했습니다. 하루 종일 자기가 하는 일은 엄마를 기다리는 일뿐이라며, "만약 엄마 딸이라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는 메시지였습니다.
그것은 정말 고맙다고, 너무나 감사하다고, 그리고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는 그 시를 읽고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것이 나비가 제게, 그리고 제가 나비에게 하고 싶었던 진짜 마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비가 고양이 별로 떠난 후, 그 언니와는 잠시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여전히 저를 아끼지만, 감수성이 깊은 언니는 저를 볼 때마다 나비가 너무 보고 싶고 마음이 아프시다고 했습니다. 언니의 그 아픈 마음을 알기에, 저는 언니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하지만 이 시에 담긴 이야기는 그녀와 나비가 제게 남긴, 제 삶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입니다.
언니, 고마워요. 그리고 나비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