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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14. 2024

주 4일 vs 주 5일 근무, 둘 다 해봤는데요

당신은 어떤 직장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한국에서 프리랜서로 일할 때에는 생활이 정말 불규칙했다. 


주 7일 다른 스케줄로 일하니까 근무 시간도 들쭉날쭉해서

해 떠 있는 시간에 토막잠을 자야만 한다던가,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고 허겁지겁 식사해서 체하는 경우도 많았고, 

화장실을 며칠을 못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지나갔다. 




그러다가 근무시간이 일정한 회사에 근무했다. 

9시 출근 6시 퇴근. 8시간 근무 1시간 점심시간. 


정해진 일정이 주는 안정감이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출근해서 커피 한 잔, 

오전에 화장실 한 번, 

사내 식당에서 점심 한 끼, 

오후에 간식,

퇴근하고 저녁식사,

그리고 취침.


쳇바퀴 굴러가듯 하루하루 굴러갔다. 

회색의 하루.


그래도 괜찮았던 것 같다.

나는 루틴을 만들어야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회사도 비슷하다. 

칼같이 8시간 근무.

그런데 조금씩 다르다.


동부와 서부 시차,

데이라잇 세이빙,

유연근무제,

재택/출근 혼합 근무제,

성수기 비수기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서 근무시간이 정해졌다.




1. 출근시간이 7시 45분이었던 회사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 점심시간 45분 보장 (745-1630)


하와이에서 일했던 회사. 출근이 7시 45분이었다 ㅎㄷㄷ 

버스로 30분 걸려서 최소 7시 15분에는 집에서 나와야 했었던. 

그러면 강제 6시 반 기상... 씻고 준비하고 바로 출근. 

너무 새벽 댓바람이라 아침밥 먹을 여유도 없었다.


우리 회사가 공공기관이라

9시에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일찍 연다는 이유랑


그리고 같은 미국이라도 하와이는 데이라잇 세이빙 기간에

동부와 6시간 차이가 나고 서부와는 3시간 차이가 나니

조금이라도 업무시간이 겹치도록 근무시간을 조정했다는 이유라는 설명을 들었었다.


아무튼 매일 5년을 강제 기상하다 보니 아침형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퇴근시간이 빠르다는 게 장점이랄까.

4시 반에 퇴근해서 집에 오면 5시, 

저녁 먹고 뭐해도 아직 초저녁이었는데.


당시에는 남편이랑 사이가 안 좋았어서 

남편은 거의 매일 밤늦게 들어오고 

혼자 있던 저녁 시간이 정말이지 너무 길고 외롭게 느껴졌었다.

지난한 세월이었다...


그래도 만약 아이가 있다면 정말 좋은 근무환경일 것 같다. 

맞벌이를 하는 경우에도

늦게 출근하는 사람이 아이를 데이케어에 맡기고

일찍 최근하는 사람이 아이를 픽업해 오면 되니까.


퇴근하고 운동을 간다거나, 

뭔가를 배우거나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하기에는 

꽤 괜찮은 시간대이다.


말 그래도 저녁이 있는 삶.




여담으로 하와이는 한국과는 시차가 19시간 나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하루 빼고 다섯 시간 더하면 된다.


당시에는 한국의 글쓰기 모임도 참가했었는데 

항상 화상 모임을 밤 11시에 해서 

하와이 시간으로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었다.


글쓰기 인증이라던지

단체 카톡에서의 대화라던지

시차가 살짝만 더 차이 나거나 

출근시간이 조금만 더 늦춰졌어도

뭐 어떻게 따라가겠는데

꼭 재미난 일들은 하와이 밤 시간대에 일어난단 말이지...




2. 주 4일 근무한 회사

주 4일 하루 10시간 근무 (800-1800) 


미 서북부로 이사 와서 처음 겪은 근무시간은 주 4일이었다.


주 4일이라고 좋아했는데 

치사하게도 주 40시간을 4일로 나눔 ㅠㅠ

그래서 하루 10시간을 근무해야 했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거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서

하루 10시간씩 긴장하고 있다 보니

집에 오면 6시밖에 안 됐는데도 녹초가 됐었다. 


퇴근해도 퇴근한 거 같지 않고,

집에 도착해서 밥 먹고 정리 좀 하고 씻으면 바로 잘 시간,

그리고 일어나면 또 출근해야 했다.


이럴 거면 그냥 주 5일 해도 되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위도가 높은 지역이라 

이놈의 해가 새벽 4시부터 훤하고 

밤 10시까지 안 진다. ㅜㅜ


그래서 차라리 여름에는 해도 기니까 빡세게 일하고

주말을 3일 쉬는 게 낮겠다 싶기도 했다. 




주말이 3일이라는 건 휴식의 질이 달라진다.


하루는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잠 몰아자고 푹 쉬면서 재충전하고

하루는 밀린 집안일하고 장도 보고 다음 주를 준비하며 재정비하고

하루는 친구도 만나고 외출도 하면서 정신적 심리적 환기도 시키고


이 정도는 쉬어줘야 월요일에 출근해도 억울하지 않지 ㅠㅠ




3. 근무시간의 정석 9 to 5 인 회사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 (900-1700)


몇 년 전 한국에서 해보고 진짜 오랜만에 해보는 9시 출근. 

30분 통근시간 계산하면 8시 반에 출발하는 거다. 


하와이에서는 7시 45분에 일 시작해야 했는데,

아침에 생긴 이 엄청난 여유시간!!


이론상으로는 미라클 모닝도 가능한 삶이다.

아침에 6시 반 7시에만 일어나도 최소 한 시간은 확보한다. 

책이라도 읽거나 글이라도 쓰고 여유롭게~ 출근 준비하고 나가면 딱인데.


아니면 전날 조금 늦게 잠들어도 된다. 

8시에만 일어나도 초스피드로 준비하고 나가면 되니까. <- 근데 맨날 이럼...




게다가 5시 퇴근, 5시 반 집 도착이면

밥 먹고 정리하고도 최소 한두 시간 활용할 수 있는 

저녁이 있는 삶이다.


운동이라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누워서 테레비라도 보거나. <- 역시나 맨날 이런다...ㅠㅠ




현 직장의 특이점은 점심시간이 보장 안 된다는 거...

하와이에서는 노조가 11시-2시 사이 교대로 45분 점심시간 보장해 줬었는데 (그래서 퇴근도 45분 늦어짐)

이곳은 각자가 알아서 먹는다. 


워싱턴 주는 4시간 근무하면 10분의 유급 휴식시간을 준다고... (한 시간에 2.5분????? 장난하나 ㅂㄷㅂㄷ)

굳이 따지자면 8시간 근무 시 20분 만에 점심 먹고 어쩌고 해야 한다는 건가


그래도 회사에서 크게 제한해두지 않고 

직원들끼리 휴게실에서 다 같이 먹거나 조금 오래 걸리거나 해도 괜찮은 것 같다. ㅋㅋㅋㅋㅋ

차라리 점심시간 포함 안 하는 근무시간이 더 좋은 듯. 

퇴근이 빨라지니까!




9 to 5는 12시 즈음에 점심을 먹으면 딱인데,

11시는 너무 일러서 배가 안 고픈데 억지로 먹는 거 같고

1시는 이미 배고파서 간식으로 배 채운 후에 또 먹는 거 같다. ㅋㅋ


한국에서는 은행이나 관공서에서도 

점심시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말도 나왔다가

점심시간에 집중근무로 운영한다는 은행도 생겼던 거 같은데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라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ㅠㅠ






빠↘밤! 빰 빠-밤! 빰 빠-밤! 빰! 빰빠바-밤! 당신의 선택은?


하... 아무래도 9 to 5 가 제일 무난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나는 일단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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