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오는 아침, 레쓰비를 포터에 넣어 따뜻하게 하여 차에 올랐다.
아침에 출근하는 길이나 교회 가는 길에
차 한잔은 전날에 뒤척인 나의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해 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아침 출근길이나,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 차 한잔을 마신다.
아침의 작은 여유를 즐기기 위해 정해진 시간보다 40~50분 전에 출근한다.
얼른 책상을 정리하고 오늘 주어진 것을 확인 후, 조용히 한 잔 마시며, 이문세 음악을 들으면서 잠시 멍때리는 것을 즐기며, 좋아한다.
차 한잔의 의미?
장소와 시간에 따라 참 다르게 와 닿는다.
차 안에서의 차 한잔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쓸 수 있다.
지나치는 주위를 보며, 나에게 지나간 시간을 생각할 수 있어 좋다.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저들 속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을까?
혹시 그때의 그 친구가 있지 않을까? 보고 싶은 친구들…….
출근 후 차 한잔은 이제 아침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고,
아직은 할 만하다는 의미로 와 닿는다.
아이들을 대할 수 있는 체력, 그리고 동료와 함께할 수 있는 체력,
시간이 더 여유가 있으면 이문세 음악을 듣는다.
멍 때리고 있으면, 추억으로 다시 돌아간 듯하여 좋다.
하지만, 아이들 소리가 멀리서 들려 오면, 중지하고 다시 전투태세로 돌변해야 한다.
친구와 차 한잔은 이런저런 푸념을 나눌 수 있고, 징징거릴 수 있어 좋다.
매번 같은 이야기를 해도 좋고, 힘든 이야기를 해도 좋고, 그냥 가장 편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대화의 주제는 아이들의 진로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고, 앞으로 우리에게 닫칠 건강하지 못한 육체에 대한 고민이 많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와의 차 한잔의 횟수가 줄어듦이 안타깝다.
아내와 차 한잔은 아이들이 이제 독립하여, 잠시 양육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내와 함께 밖에서 차 마시는 횟수는 적지만, 가끔 생각난다.
연애 시절 경비를 아끼기 위해 어느 대학에서 자판기 100원짜리 커피를 마시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미안하다. 되돌아보면, 그렇게 절약하지 않아도 되는데, 좋은 커피를 사 줄걸~~
이제 차 한 잔이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 좋다.
차 한잔하실래요?
그런데 찻값은 왜 이리 비쌀까?
이렇게 차 마실 수 있는 작은 행복도 우리에게 얼마나 남았을까?
2024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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