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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선용 Oct 24. 2021

일기예보가 다 맞는 건 아니었어

詩詩한 일기 7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한 적 있어요. 실패한 게 뭐가 자랑이겠습니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지요. 그런데 그것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어요.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면 피하고 싶은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심리래요. 그래서 그랬는지 맞닥뜨린 상황은 괴물 같아서 나도 피하고 싶었어요. 부도가 났으니 채권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어떤 이는 멱살을 잡기도 하고 어떤 이는 욕설을 하며 나를 저주했죠. 그 분들 입장에선 당연하다고 봐요. 나라도 그랬을 테니까요. 그런데 피하는 것은 비겁할뿐더러 오히려 화를 자초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어요.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잖아요? 맞아요. 잘못을 인정하고 맞서 진심을 다해 수습해야 하는 것이었어요. 살다 보면 입장이 난처한 경우를 한 번씩 겪잖아요. 그런 일을 겪은 후에 나는 어떤 곤란한 일이 있더라도 피하지 않게 됐어요. 처음엔 난처하지만, 결과적으론 모든 것이 원만히 수습되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죠. 


겨울이 온다고 우리는 물러서지 않잖아요
꽃이 진다고 봄이 오지 않겠어요?
당당하게 버티는 갯바위를 보세요.
파도가 들이친다고 뒤로 물러나지 않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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