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詩한 일기 8
경비원으로 일을 한 적 있습니다. 우연히 치매를 앓는 할머니를 보게 됐죠. 하루종일 한 자리에 앉아 꼼짝을 하지 않더군요.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해도 한사코 싫다고 하셨지요. 예전에는 노망들었다고 하기도 했어요. 부모란 존재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당신의 삶은 희생이 전부였어요. 그런 부모를 저렇게 방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파출소에 신고를 했어요. 이리저리 수소문을 했지만, 보호자를 찾을 수가 없었죠. 그러다가 문득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물 다 빠져버린 껌 같았어요. 그날은 많이 슬펐어요.
껌딱지
아침에 본 노인이 저녁 무렵에도
오뉴월 매미처럼 아파트 계단에 딱
눌러 붙어 있습니다
경비원이 와서 노인을 일으켜 세우려고
애를 씁니다
땅에 붙은 엉덩이를 억지로 떼어내는데
슬픔이 쭈욱 늘어납니다
단물이 다 빠졌으니 누군가 툭,
뱉어 놓고 간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