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뜨락에 피어난
겸손한 듯 고운 얼굴 무궁화
그 이름처럼 끝없이 피어나는 꽃
붉거나 희거나 연보라
가슴팍 붉은 심지 박고
매일 아침, 새롭게 터지는
순결한 희망 한 송이
태풍 지나고 폭우 쏟아져도
여린 듯 굳건한 가지마다
어김없이 다시 꽃대 올려
묵묵히 피어나네
어제 진 꽃
아침 이슬 머금고
후드득, 통째로 내려앉아도
그 자리에 새로 돋는 생명
밤낮없이 이어지는 약속
어떤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어떤 아픔에도 스러지지 않는
땅 깊이 박힌 뿌리처럼
천 년을 버텨온 그 마음
고요한 인내로 하루를 살고
새로운 내일 또다시 열어주는
영원히 지지 않는
붉은 심장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