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마다
조금씩 컸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고,
밤새 뒤척이다 아침이면
옷이 작아져 있었다
그땐
아프면 큰다고 했고
나는 아픔 속에서
자라나는 중이었다
이젠 다르다
몸이 아프면
조금씩 늙는다
기침은 깊어지고
통증은 오래 머문다
아픔은 더 이상
성장의 징조가 아니라
무너짐의 예고다
같은 아픔인데
하나는 위로였고
하나는 두려움이다
사람과 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퍼실리테이터. 책으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고, 말과 글로 삶을 어루만지며, 동시와 시, 그림책으로 마음을 건네고, 앎을 삶으로 빚는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