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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 : 고사성어 달리 읽기

by 스마일한문샘 Oct 19. 2022

1학년 7과 조삼모사. 살짝 졸린, 그러면서도 또롱한 아이들 눈빛 보며 합니다.

"옛날옛날에 원숭이를 키우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원숭이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원숭이 말을 알아듣고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원숭이를 많이 키우다 보니 먹을 것이 모자랐습니다."


""집합! 집합!" 원숭이들을 모아 가족(?) 회의를 했습니다. "내가 너희들을 먹여살리다 보니 도토리가 모자란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려는데 괜찮으냐?"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끼끼끼~ 으악!" "난리가 났겠죠."

"원숭이 키우는 사람이 다시 말해요.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면 어떻겠느냐?"  원숭이들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3 더하기 4는 얼마죠?" "7이요."

"4 더하기 3은요?" "7이요."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나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나 일곱 개 주는 건 같지요. 그래서 옛날에는 조삼모사를 원숭이처럼 눈 앞에 차이가 있지만 같은 것을 모른다는 뜻으로, 또는 원숭이 키우는 사람처럼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인다는 뜻으로 썼습니다. "이 조삼모사한 XX!" 하면 옛날에 아주 큰 욕이었지요."


"작년에 줌 수업하면서 선배들에게 물었어요. "내가 만약 원숭이 키우는 사람이라면?" 어떤 DM이 많았을까요?"

잠시 뜸 들이다 말합니다.

"원숭이를 죽인다." "잡아먹는다." "판다."

ㅇㅇ이가 "저글링 시켜서 돈을 벌어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원숭이 키우는 사람은 그렇게 안 하고 원숭이를 다 안고 갔어요. 이 사람 입장에선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간사한 꾀로 원숭이를 속였다고만 하면 좀 억울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원숭이 입장에서도 그래요. 아침에 세 개 먹는 것과 네 개 먹는 건 기분이 다를 수 있죠. 무엇보다 원숭이가 주인과 민주적으로 협상해서 자기가 원하는 걸 얻어 냈으니 원숭이를 마냥 어리석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같은 말이지만 달리 읽으면 또 다르게 보인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 마지막 문단은 고3 때 한문선생님 말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수업 때 쓴 PPT입니다.수업 때 쓴 PP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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