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에 원숭이를 키우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원숭이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원숭이 말을 알아듣고 이야기할 수 있었는데, 원숭이를 많이 키우다 보니 먹을 것이 모자랐습니다."
""집합! 집합!" 원숭이들을 모아 가족(?) 회의를 했습니다. "내가 너희들을 먹여살리다 보니 도토리가 모자란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려는데 괜찮으냐?"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끼끼끼~ 으악!" "난리가 났겠죠."
"원숭이 키우는 사람이 다시 말해요.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면 어떻겠느냐?" 원숭이들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3 더하기 4는 얼마죠?" "7이요."
"4 더하기 3은요?" "7이요."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나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나 일곱 개 주는 건 같지요. 그래서 옛날에는 조삼모사를 원숭이처럼 눈 앞에 차이가 있지만 같은 것을 모른다는 뜻으로, 또는 원숭이 키우는 사람처럼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인다는 뜻으로 썼습니다. "이 조삼모사한 XX!" 하면 옛날에 아주 큰 욕이었지요."
"작년에 줌 수업하면서 선배들에게 물었어요. "내가 만약 원숭이 키우는 사람이라면?" 어떤 DM이 많았을까요?"
잠시 뜸 들이다 말합니다.
"원숭이를 죽인다." "잡아먹는다." "판다."
ㅇㅇ이가 "저글링 시켜서 돈을 벌어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원숭이 키우는 사람은 그렇게 안 하고 원숭이를 다 안고 갔어요. 이 사람 입장에선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간사한 꾀로 원숭이를 속였다고만 하면 좀 억울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원숭이 입장에서도 그래요. 아침에 세 개 먹는 것과 네 개 먹는 건 기분이 다를 수 있죠. 무엇보다 원숭이가 주인과 민주적으로 협상해서 자기가 원하는 걸 얻어 냈으니 원숭이를 마냥 어리석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같은 말이지만 달리 읽으면 또 다르게 보인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 마지막 문단은 고3 때 한문선생님 말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