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 브런치 북을 발행 중이신 < 소위 > 작가님께서는 '하필'은 원망의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단어라고 하셨지만, 내게 '하필'은 필연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하필 내가 거기 있어 하필 내게 그런 일이 발생한 것 같은 운명 같은 느낌의 단어. 하필 최작가를 만났고, 하필 그때 이름을 들었고, 하필 그때 강의가 열려 브런치 작가라는 옷까지입게 되었다.
지난 2023년 11월 < 배지영 > 작가님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이라는 강연을 듣게 되었다. 하나를 써도 완성된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배지영 작가님의 이름은 최작가에게 들었다. 최작가의 표현을 빌자면 '청주엔 아리사, 군산엔 배지영. 나의 쌍권총'. 난생처음 듣게 된 강연이, 그저 이름만 들어본 배지영 작가님이나의 어깨뽕 최작가의 쌍권총일 줄이야. 배지영 작가님은 그날 팔뚝을 쓰다듬으시며 '소름'을 몇 번이나 외치셨다. :D
배지영 작가님의 강연을 시작으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보이는 쓰기를 시작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나마 이렇게라도 쓰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해내시는 < 청년 클레어 > 작가님의 영향이 매우 컸다. 시간을 초단위로 쓰며, 글을 발행하고, 브런치 마을 작가님들의 보듬고, 소통은 또 얼마나 정성스러운지. 감탄을 금할 수 없는 < 청년 클레어 > 작가님.
브런치 마을에 입성하여, 다양한 작가님들의 세상을 접하고, 신이 나서 싸돌아 다녔다. 자칭 브런치 통장 아리사라며 부산스럽게 다니고 나의 쓰기로는 전할 수 없는 깊이는 작가님들의 글을 연결하며 기대어 썼다. 보이는 대로 보고,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볼 수 있는 것만 보다 보니 온전한 마음을 전하지 못하거나, 잘못 전해지기도 하여 시무룩한 날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볼 수 없었던 것도 보게 되었고, 알지 못했던 것도 알게 되었고, 어려웠던 것도 익숙해졌고,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특히나 '시'가 그랬다. < 강경 > 작가님의 시 짓는 마음을 접하며 '시'가 달라 보였고, 시가 좋아졌고, 시가 편해졌다. 낙서처럼 끄적인 내 글도 시로 보였다. < 강경 > 작가님이 전하는 은은한 시의 향기에 취해 [ 신중년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 편에 슬쩍 '노을'과 '자기'를 끼워 넣기도 했다.
배지영 작가님의 글쓰기 강연을 처음 듣고, 발행되는 쓰기가 늘어나다 보니 제대로 글쓰기 강의를 듣고 싶었다. 김수현드라마아트홀은 우리 집에서 차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고, 때마침 저녁반도 있어 신청해보고 싶었다. 드라마 작법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새로운 분야의 글쓰기를 알 수 있겠다 싶어 설레기도 했다. 그리고 기초과정이니까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자기소개/ 500자 이내 + 에세이(수필), 콩트 등 짧은 글쓰기/전체 1쪽 이내, 글자크기 11pt, 줄 간격 160%
수강신청서를 보고는 할까 말까 고민도 되었다. 하고는 싶지만 코앞에 놓인 자격증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이 걸림돌이 되었다. 시간을 내어서 공부를 해도 진도는 나가지 않고, 피로는 쌓여만 갔으니까.. 오창친구한테 고민된다 말했더니 "그냥 내봐. 낸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라며? 안되면 마는 거지!" 맞지 맞지.. 나는 또 팔랑귀가 되어 수강신청서를 작성했다.
자기소개는 브런치 작가 신청 시 썼던 자기소개를 기반으로 다시 썼고, 에세이(수필) 페이지에는 이미 발행한 '자기'라는 쓰기에서..
어떠한 존재하고의 헤어짐, 서로 헤어지게 되는 현상, 서로 갈리어 떨어짐. 이별을 정의하는 무수한 용어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별이란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심연에 잠기게 한다. 이별은 자기자신을 잃는 과정이다. 자기자신을 도려내는 과정이다. 자기자신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다. 자기자신으로 채워지는 과정이다. 어둡고 슬프고 아프고 힘들고 버겁다.
요 문단까지 그대로 올렸다. 한 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도록 편집하고, 자기소개서 작성까지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작성하자마자 바로 메일로 전송하고 시험공부를 이어갔다. 제출하지 않으면 계속 열어보고, 수정할 것만 같아서.
< 강경 > 작가님께서 쏘아 올린 '시 짓는 마음'이 내게 전해졌고, 끄적거린 낙서에 불과했던 '자기'는 그렇게 시가 되었으며, 시가 된 자기는 '드라마 작가 4기 수강생'이 되어 기어이 폭죽을 터트렸다. 기쁨도 잠시, 2024년 06월 14일(금) 오후 06시 30분. 첫 수업을 듣고 온 나는 현재 멘붕에 빠져있다. 오전 내내 '미안하다 합격했다' 쓰기를 하며 동동 떠다니던 마음이, 이 글을 쓰며 주저앉은 눈꺼풀만큼이나 무겁게 가라앉고 있다.
휘몰아쳐 쓰고 있는 이유는 당분간 또 쩜만 찍고 다녀야 할 듯한 기분이 들어서이다. 곧 정기 2회 기사 + 산업기사 실기시험 준비도 해야 하고, 드라마 작가 수업은 매주 숙제가 있다. 스터디도 해야 한다고 한다. 드라마작가를 꿈꾸는 31명의 수강생들 중 글쓰기 수업인 줄 알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강신청한 사람이 딱 둘이 있는데,그중 한 명이 나다. 장미꽃 대문으로 들어서니 가시넝쿨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답답한 마음이다.
첫 수업 후 숙제는 단막극 시놉시스 쓰기다. 숙제는 언제나 목요일 12시 이전에 제출해야 한다. 첫 숙제는 이미 제출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시놉시스가 뭔지도 모르면서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대로 페이지 수만 채워 올려 버렸다.
숙제는 너무너무너무 부담되고, 드라마 작가 분야에서도 일자무식이지만, 수업은 재밌다. 처음이라 어렵고, 처음이라 서툴고.. 맞네!!!! 브런치에 글 쓰는 것도 버벅거렸네.. 앱사용도 못해서 < 청년클레어> 작가님이 알려주는 사용법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네. 푸하하하하. 다시 기분 좋아졌으 :D 대환장파티여도 파티는 파티지?! 흔들어 제껴!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의미 없는 일은 하나 없다.
_ 2024. 06. 19 수요일 오후 07: 53 잠시 또 생각해 보니.. 어쩌다보니 수강생이 된 나와 또 다른 수강생을 빼고 29명의 수강생들에게는 드라마 작가라는 꿈이 있지만, 나에게는 브런치 작가님들이 있다.
숙제가 버거우면 작가님들께 조언을 구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퍼뜩 들었다. 글도 올리고, 조언도 얻고 일석이조 아닐까?! :D 자꾸 작가님들께 받을 생각만 해서 죄송한 마음도 들지만, 눈물이 핑돌만큼 버거웠던 시험공부 기간도 작가님들의 응원으로 버텼다.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시는 브런치 마을의 작가님들. 자칭 통장 아리사 내놓을라 했는데 안 되겠다. 꼭 붙들고 있어야겠다. :)
손 내밀면 잡아주실 거쥬?
+ [ 부사가 없는, 삶은 없다] 브런치 북을 연재 중이신 < 소위 > 작가님. 감히, 무심코, 결코, 하필.. 의식적으로 쓰기보다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일상언어 부사를 글로 엮어주시고 계시는 소위 작가님의 글 연결합니다.
+ 저의 후배이자 저의 어깨뽕 최작가의 군산 쌍권총 < 배지영 > 작가님의 브런치 연결합니다. 때마침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이라는 글이 상단에 보여 연결합니다. 슬쩍 눈을 감았다 떴는디 사라져 버린 6월. 작가님들의 글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싸돌아 다녀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쓰기만 하고 있습니다. :D
+ 해내시는 < 청년 클레어 > 작가님. 청년클레어 작가님께서도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 브런치에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하신다고 하셨는데, 시간을 초단위로 쓰시며 꾸준히 글을 올려주고 계십니다. 제가 브런치 통장이라면, < 청년 클레어 > 작가님은 이통장연합회 회장님 되십니다 :D 브런치 마을이 낯설어 헤매고 계신다면 < 청년 클레어 > 작가님께 꼭 방문해 주세요. 브런치 마을의 보석 같은 작가님들이 모여계시는 곳입니다.
+ 한낱 끄적임을 시로 선보일 수 있도록 시 짓는 마음을 전해주신 < 강경 > 작가님이십니다. < 강경 > 작가님께서 한 올 한 올 전달해 주신 마음을 받아 안았더니, '드라마 작가'라는 신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낯선 세상이지만 잘 들여다보겠습니다. < 강경 > 작가님의 브런치북 [시 짓는 마음 ]과 최근 글 [강경산 소금문학관에 갔다] 연결합니다. 일본작가 이름인 줄로만 알았던 '디카시'도 최근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