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역사 추리소설
ㅡㅡ열쇠 구멍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궁녀의 시점에서 쓴 사도세자의 이야기.
유교의 법도 아래 남자와 여자는 친족이 아니면 서로의 몸을 만질 수 없고 양반들은 이 관례를 엄격히 강요했다. 그래서 생겨난 게 조선의 의녀였다. 여성 왕족들이 남성 의원의 손길을 거부하는 바람에, 쉽게 피할 수 있었던 죽음을 맞은 불행이 연이어 닥쳤다. 의녀는 어의의 조수였다.
현은 천한 신분임에도 내의녀가 되었다. 황금 같은 기회였다. 아들로 태어났다면 과거에 급제할 수 있었을 만큼 영리한 인물이었다.
세자가 좋아했던, 그래서 왕에게 가장 미움받았던 화협옹주를 닮았다. 첩의 자식으로 태어난 현은.
허주은 작가는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랐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에 영감을 받아 데뷔작을 쓰기 시작했다. 장편소설 <뼈의 침묵>으로 활동을 시작해 <붉은 궁><사라진 소녀들의 숲>을 연이어 발표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붉은 궁>으로 2023년 에드거 앨런 포 어워드 상을 수상했으며, 2022년 포보스 선정 가장 기대되는 작가, 2022년에는 화이트 파인 어워드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다.
혜민서 의녀들ㆍㆍㆍㆍ죽었다니ㆍㆍㆍ살해를 당했다니?
하필 궁에서 세자가 사라진 날이다.
용의자인 현의 스승이 옥에 갇혔다.
안비 나인, 군 의원, 문 소원ㆍㆍㆍ그리고 세자. 세자 저하의 살인을 예고했다.
괘서가 나돌았다.
거센 폭풍이 온 세상을 휩쓸고 지나갈 것 같다.
궁의 법도는 엄격하다.
세자가 용의자다.
농부가 죽었다.
의녀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멸시.
현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세자를 위한 모략도 아닌 고요한 무언가였다. 아버지처럼 존경받는 권력자들의 멸시를 받을까 두려웠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현.
내가 모른 체해야 할까. 아니면 내 전부를 잃는다 해도 살인범을 찾아야 할까.
현은 다른 사람 눈에 어떻게 보일까 보다 옳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고 싶진 않았다.
세자는 공부에도 애정이 없고 그림만 그린다고 꾸중을 들었다. 자신과 닮은 구석도 없다고, 개처럼 제멋대로 산다고, 열심히 공부하는 여섯 살짜리 자기 아들보다 무능하다고, 그 아이가 더 훌륭한 왕이 되겠다고 왕은 세자를 나무랐다.
전하의 아들인데, 하나뿐인 아들을, 왕은 늘 증오했다.
아버지는 무시무시한 존재다. 현은 환자 앞에서 차분히 가라앉다가도 아버지의 날카로운 한 마디에 연약한 아이로 변한다.
진심으로 아버지의 인정을 바랐다.
세자도, 현도.
"400년의 역사, 그것만은 깨뜨리지 말아라. 세자는 범인이 아니다. 핏자국이나 긁힌 흔적도 없었다. 그 괘서를 쓴 자는 자신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몰라. 일국의 왕자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왕실 전체를 죄인으로 만드는 행위야. 범죄자도, 범죄자의 자식도 왕위를 물려받을 수 없어. 미래가 사라지는 거야, 유죄 판결은 이 왕조를 흔드는 거야."
현은 세자빈의 진실된 눈을 읽었다. 내 인생을 무너뜨리지 않고도 어진을 도와 진실을 추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일을 아버지가 무언가 알고 있다. 대화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현.
바르고 훌륭한 일을 하는 대가로 아버지의 인정을 잃는다 해도 올바른 행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 비위까지 맞춰야 하는가. 아무리 자신을 지키려 해도 삶의 중대한 결정에는 대가가 따르게 되어 있다.
현에게 중요한 사람이 죽었다. 그렇다면 그 스승을 살려야 한다. 괴로운 삶이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살아갈 의미가 있다.
열여덟의 나이에 천한 신분인 현이 자신과 비슷한 신분인 어진의 도움으로, 여성인 현이 주도해 용의자인 세자의 행적을 파헤쳐 가는 미스터리 역사 추리소설이다.
비운의 사도세자. 그의 죽음에는 여러 복잡한 사슬들이 얽히고 얽혀 그를 사지로 내몰았다. 그 사슬의 한 가닥으로 작가는 사도세자를 영원히 역사 속으로 끌어들였다.
세자의 인간적인 모습, 세자를 끌어내리려는 문 소원, 궁녀와 몰래 혼인한 군 의원, 그 속에 살인을 저지른 세자의 악행도 있지만 노론의 눈치를 봐야 하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소설 속 많은 인물들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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