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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Oct 14. 2022

발이 시린 아침에 고구마수프 같은 고구마라떼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 발을 디디자마자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냉기가 몸속을 타고 올라온다. 아주 오래전 나는 찹찹한 바닥을 찾아 기어 다니며 혼자 잠을 자 순한 아기였단다. 포인트는 살짝 차가운 바닥. 내 기억에도 추위보다는 더위를 많이 탔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더운 것도 못 참고 추운 것은 더욱 못 참는다. 어째 갈수록 아주 작은 변화 요만큼의 불편함도 견뎌내지 못하냐. 인내와 참을성이 나이의 숫자만큼만 늘어도 좋겠다. 


 발바닥이 차갑다고 몸까지 부르르 떨게 된다. 몸속을 따듯하게 해 줄 아침이 필요하다. 빠르고 쉽게 만들어야 함은 사계절을 아우르는 원칙이다.

 어제저녁 김치찌개를 다 먹고 갑자기 단것이 당겨 남들은 식사대용으로 먹는다는 고구마를 후식으로 구워 먹고 말았다. 다행히도 다 먹지는 못했다. 남은 고구마로 아주 간단하게 고구마 수프 같은 고구마라떼를 만들어 먹자.


준비물(700ml 기준)

먹다 남은 고구마(큰거1개에서 조금 부족)

우유+물 약 500ml (양과 비율에 따라 수프와 라떼가 결정된다)

버터(10~20g)

시나몬 파우더(없어도 됨)

1. 고구마 껍질을 깐 후 대충 손으로 잘라 용기에 넣는다

2. 우유:물=5:1 정도고구마가 잠길 정도 붓는다. 

우유와 물은 갈면서 더 추가해도 된다.

우유 비중을 늘리고 숟가락으로 떠도 흐르지 않을 만큼 되직하게 만들면 고구마 수프, 우유와 물을 더 넣어 흐를 정도면 고구마라떼가 된다.

3. 버터 10-20g을 넣는다(라떼는 10, 수프는 20)

4, 핸드블렌더로 갈아준다. 

5. 머그컵에 담아 뚜껑을 덮고 전자레인지에 2-2분 30초 돌려준다.

끝.

구마 수프 같은 고구마라떼. 고구마라떼 같은 고구마 수프 완성이다. 이미 고구마만으로도 설탕의 단맛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은근하게 부드러운 달콤한 맛이 나기 때문에 설탕, 소금, 아무것도 필요 없다. 고구마면 된다. 향에 따라 시나몬 파우더를 뿌려도 된다. 물론, 없어도 된다.


 아침에는 어쩐지 숟가락으로 천천히 떠먹으며 배를  따듯하게 하고 싶어 뜨끈한 수프로 먹는다. 고구마와 우유, 버터의 만남이니 열량은 논할 필요가 없다. 든든한 아침 식사다.

 허전할 때 간식으로 먹을 때는 입술에 거품을 묻혀가며 호오 불어 마시는 따듯한 라떼가 어울린다. 


 겨울이 오고 있다. 역시나 쉽고 간단하게, 하지만 몸속부터 따듯해지는 아침으로 하루를 편하게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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