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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다가 앱이 갑자기 꺼져서 그림의 반이 날아가자 못 해먹겠다는 생각이 가득 차서 비명을 장난스럽게 내지르며 엉엉엉 하면서 우는소리를 의욕 없이 했다. 스트레스 게이지가 확 차오르길래 얼른 미스터리 영상을 틀고 딴짓을 했다. 한참 그러고 나니 드는 생각이 이렇게 엎어진 데는 이유가 있는 거 같다는 거였고. 곰곰이 머릿속을 굴려보니 이제 그림을 그릴 때는 정성 들여 한 땀 한 땀 그리는 게 아닌 손쉽게 그리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정말 선을 깔끔하게 따겠다는 듯 퍽 긴장해서는 정말 정성 들여 하나씩 그려갔고 다 그린 후엔 팍 힘이 들어간 어깨와 목이 아팠다. 그리고 그림이 날아가니 바로 웃어 못 넘기겠더라. 바로 다시 그릴 수가 없었다. 정말 아무 부담 없이 거침없이 슥슥 그렸다면 아무것도 아니었을 일이었다. 연필 툴로 삐뚤빼뚤하게 손그림을 그리자. 그게 바로 내가 그리고 싶은 느낌이다. 다시 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