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무심코 손을 휘젓다 목걸이가 끊겼다. 이렇게 쉽게 뚝 끊길 수가 있는지 단면이 깔끔했다. 심플하지만 느슨했고 가느다랗게 얇았던 목걸이 줄을 떠올리며 다른 이쁘고 느슨하고 걸었는지도 모를 만큼 가볍고 이쁜 목줄을 차 볼까 했고 아니면 아예 풀고 다녀도 되겠지. 목걸이가 끊기는 순간 툭 끊어지는 감각이 피부에 확 와닿았다. 목걸이가 끊기는 순간 느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목줄을 찾자, 였고 묘한 자유를 느꼈다. 해방감이었다. 목에 찼는지도 잘 느껴지지 않는 촉감으로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안 쓰였지만 그 가느다란 줄이 있고 없고는 확연하게 달랐다. 그게 항상 존재한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는 걸 사라지고 나서야 알았다. 목걸이란 착용하는 게 마음에 들 때에는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차고 있어도 되겠지만 어쩌면 얇고 느슨하며 가느다란 줄에 달린 심플한 보석, 그조차도 견디지 못하게 갑갑하고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끌어두고 자유를 만끽하면 됐다. 목걸이의 장점은 언제든지 풀거나 목에 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언제든지 풀거나 다시 걸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자유자재로 풀어낼 수도 걸 수도 있었다. 나처럼 반드시 끊어내는 방법만 있는 건 아니다. 스스로 해방되는 방법은 아주 여러 가지가 있다, 본인이 인식하는 만큼. 하나도 없을 수도, 있는지 자체도 모를 수도 있는 거겠지만 인식하는 만큼 무수히 그 수는 늘어난다. 그래서 한두 가지만 알아채고 어느 정도 아는 척하지는 않는다. 내가 아는 건 터무니없을 정도로 작은 극히 일부만 알고 그 정도만을 알아서 쓸 수 있을 뿐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까지밖에 보이지 않는다. 인식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이 내가 손댈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니까 바꿔 말하자면 내 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이해할 수 있는 상식 선이기 때문에 지금 내 눈에 보이고 상상할 수 있는 거였다. 내 상식 밖에 걸쳐져서 머리를 깨부수는 정보들이 들어오면 선택하면 된다. 그 정보는 지금 나를 시험하고 있다. 내가 거기까지 간당간당하게 넘어갈 수 있는 단계인지 여기서 멈춰서 거부하고 방어하며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지를 시험당하고 있다. 내가 수락한다면 그건 보상으로 부가적으로 딸려올 정말 도움이 되는 다음 정보를 건네준다. 마땅히 내 것이라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