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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상품과 심사 Part 1 (1)

인수금융, 상환지표, 체크포인트

by 고니파더 Aug 29. 2024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금감원은 은행에 있어 깡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키면 따라야 하고 무조건 해야 합니다.


안 하면 얻어맞습니다.

그게 이 바닥의 생리.


다만 세상사는 이치가 다 이런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서글프군)


좀 지난 이야기지만, 금감원에서 인수금융 심사가이드라인에 대해 은행별로 체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능력 없는 기획 부서는 다시 저희 팀으로 해당업무를 토스, 어쩔 수 없이 뚝딱 페이퍼 하나 만들어 전달해 줬던 기억이 있네요.

페이퍼를 만드는 과정은 귀찮았지만 '그동안 어떤 시각으로 인수금융을 바라봤는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업종별 심사방향이 전혀 적용될 수 없는 분야이다 보니, 큰 틀을 짜고 거기에 따라 후배 심사역들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심사라는 분야에서 '공식'이라고 할 만한 게 얼마나 있겠습니까.


다만 '공식'은 늘 그렇듯 이용자에게 편안함을 선사해 줍니다.


부디 편안함을 느끼되, 거기에 안주하지 말고 더 나아갈 수 있기를.

자. 그럼 그때 만들었던 페이퍼 내용을 여기에 간단히 풀어서 써봅니다.


동시에 투자상품별로 심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이 되겠습니다.


먼저 인수금융 심사를 할 때 개인적으로는 크게 네 개의 섹터로 구분해서 살펴보는데,


1. 자본조달 구조와 Sponsor의 위치,


2. 업계 내 시장점유율,


3. 기본적인 재무분석과 가치평가,


4. 상환가능성 및 만기 시 Plan (LTV) 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에서 Key는 결국 3번과 4번 항목이라고 생각합니다.


LP 투자자의 위치를 감안했을 때 '이 대출의 안전한 상환이 가능한가'에 대한 가치판단이 제일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죠.


상환가능분석보고서에 1,2번에 대한 부분은 굉장히 잘 나와있기 때문에 해당 보고서만 잘 읽어봐도 웬만한 정보는 다 캐치할 수 있는 편입니다.


다만 스폰서 Track Record 정도는 추가로 받을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AUM이 큰 스폰서가 안전한 편입니다.


''대마불사'는 어쩌면 이 바닥의 변하지 않는 공식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문제는 많은 심사역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Valuation인데, IM 자료의 그것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 적는 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점이고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 잘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미래의 가치 평가를 할 때 좋지 않은 미래 전망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그려주죠.


그것에 대한 근거 역시 회사와 가치평가에 유리한 것들 투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예측을 그대로 받아 적는다면?


딜이 성사되지 않을 건은 아마 단 한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포인트는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 





지금의 추정치 가정에 변형을 가하여 주요 재무지표를 재작성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어차피 가정이라고?


보수적인 가정에서도 기업이 견뎌낼 수 있는가에 대한 가치판단은 심사역으로서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즐겨 쓰는 추정과 가정은 최근 3년의 매출과 이익 지표입니다.


만약 최근 3년 대상회사의 실적이 이전과 비교해서 월등히 뛰어나다면, Peer 그룹의 지표를 넣기도 합니다.


그렇게 재작성한 상태로 IM의 Valuation과 LTV를 기본 가이드라인과 비교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판단해 보는 것.

 

과연 만기시점 버틸 수 있을까?


Exit은?


리파이낸싱 가능성은?


만약 재작성한 지표가 형편없다면 그 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좀 애매한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50:50인 상황.


그런 경우에는 역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자본을 살펴봅니다.


채권자의 최후 보루이자, 인수금융 상환 재원의 토대인 배당 재원의 누적치에 대한 재확인 작업이 필요한 순간이 도달한 것이죠.

5년 이내 손익이 지금의 절반으로 깨져도 딜을 빠져나올 수 있는 재원이 쌓여있는지 다시 살펴보는 것.


문제가 없다면? 다시 처음부터 리뷰를 쭉 해갑니다.


특히 심사보고서의 플로우를 잘 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배경 - 가정 - 추정의 재조정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다'는 식의 글의 전개가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금리가 한없이 오르내리는 현재, 대기업들도 자금조달에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인수금융시장에 지금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어쩌면 리스크를 너무 안고 가는 것은 아닌가 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공한 인수금융 딜은 시장이 어려웠던 금융위기나 IMF 시기에 이루어졌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고수익 여신은 인수금융 하나만 남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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