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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축복이야 Jun 05. 2024

너와 나의 사춘기

20240605


각자의 자리가 무엇인지 생각한다.

내가 해내야 하는 몫이 무엇인지.

네가 해야만 한다고 내가 말하는 것이,

정말 너의 몫인지 생각한다.

진짜 필요한 것지 강요인지 생각한다.

내가, 네게 하는 것이 보호인지 억압인지 생각한다.


하루 종일 깔깔거리면 행복한 줄 알았다.

맛있는 한 끼를 정성스럽게 차려내면 최고인 줄 알았다.

잘 입히고  예쁘게 꾸며주고 깨끗하게 내보내면  다인 줄 알았다.

적당히 안돼!라고 하면서도 원하는 걸 안겨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면서 나의 소임도 잘 해내고 있다고 믿었다.


서툴기 짝이 없고 불안을 장착하고 감정만 앞서서 그만

더 불안할 네 등짝을 사정없이 휘둘러 칠 때

등짝 너머 무너져 내린 네 얼굴도 외면하고

자라는 네 마음도

자라야 하는 내 마음도 멍청하게 보지 못했다.

다들 그렇게 자라는 줄 알고

다들 그렇게 지나는 줄 알고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어서 그런 걸까.

너와 내게 이 시기는

어른이 되려 준비하는 너에게도

어른다워지려는 나에게도

로워 뒹굴게 하고  아프다는 말만 쏟아내게 한다.

너의 마음을 생각한다.

세대차이니, 성향이 다르니 여러 말은 제쳐두고 그저

넌 어떤지 넌 어떨지 어떤 마음일지

쉽지 않지만 계속 상상해 본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다.

쌩한 바람만 서로 내다가도

품에 안겨서도 가슴속을 파고드는 

너의 마음에 기대어 본다.

오고 가는 너의 길을 떠올리며

앞으로의 너와 나의 길에 축복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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