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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란 말만 들어도

7. 퇴사 후 감정

by 여기루 Mar 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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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가난을 모르고 자랐을까 봐

또 누군가는 가난이란 단어만 들어도 시릴까 봐

가난이란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를 주저했다.

가난은 움츠리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저 착하게만 살아왔다던 가난은

나이가 들수록 의아했던 첫 번째가

오히려 악하고 뻔뻔한 사람들이 잘 사는 경우랬다.

모든 사람을 겨냥한 말은 아니라며

손사래 치면서도 눈빛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이 불만이 자격지심인 건지

착한 자신이 어쩌면 멍청했다는 건지는

자신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두 번째는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을 비판했다.

인간의 본래의 성질은

저마다 고유하고 특별한데 틀에 박힌 사상으로

절대적이고 상대적인 평가를 하는 게

최대의 난제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자신이 태어난 이유에 80% 정도

차지하는 게 이 이유라나 뭐라나.


세 번째는 제시간에 하고 싶은 걸  

못할 때라고 했다. 여생을 다 바쳐 자신의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쓴 사람이 태반인 것도

모순이면 모순이라고 했다.


가난은 어제도 부모님이 돈 때문에

싸운 걸 목격한다. 참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가난이 제일 부러워하는 애는 여유라고 했다.

자신과는 결코 나란한 길을 갈 수 없는 걸 안다면서 한 번은 꼭 마주해보고 싶었으나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가난은 한 때, 세상에 대한 분노로 그득 찼는데 그 분노가 오히려 자신과 잘 맞는다고 했다. 분노와의 합작을 기대하란 말을 마지막으로

가난과 분노는 손을 맞잡고

여유로움이 만들어놓은 계단으로 묵묵히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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