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탐험가 김홍채의 칠순 기념 글 모음집(대인관계 심리 탐구)
자기(Self) 이해: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스스로의 행동, 성격 등을 이해하는 과정.
0.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 자기개념: 개인이 자신이나 자신의 것으로 동일시한 개인적 특성에 대한 지각이나 느낌(self-concept).
0. 당신은 어떠한 자기 표상을 가지고 있나?
• 자기표상: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을 경험하는데, 이를 통해 자기에 대하여 갖게 되는 정신적 표상(self-representations).
0. 당신의 그러한 표상이 다른 상황에서는 어떻게 변하는가?
0. 나의 자기 표상은 어떻게 갖추게 되었나?
0. 자기 표상은 당신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자기 개념이란 스스로 자기 자신을 파악하고 받아들일 때의 이미지, 자기상 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한 친구를 생각하는 경우, 주체로서의 자기가 객체로서의 친구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주관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친구의 평판 등 여러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그 친구의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이처럼 인간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사건이나 어떤 결과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주체가 객체에 대하여 이미지 형성을 해 나가지만 자기 개념의 측면에서는 주체로서의 자기가 객체로서의 자기에 대하여 이미지를 형성해 나간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이경우 자기가 주체와 객체로 명확하게 나뉘게 됩니다.
이점을 윌리엄 제임스(1890)는 자기의 이중성이라고 하고 자기를 ‘아는 주체로서의 자기(I)와 알려진 객체로서의 자기(me)’ 이렇게 둘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객체로서의 자기를 다시 물질적 자기(material self), 사회적 자기(social selves), 정신적 자기(spiritual self) 3가지로 나누었습니다.
물질적 자기에는 자기 자신의 신체를 포함하여 옷, 가족, 재산 등이 포함됩니다. 정신적 자기는 그 사람의 의식상태와 심적 능력, 경향성 등을 의미합니다. 사회적 자기는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인식을 기반하여 형성됩니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의 수만큼 사회적 자기를 가지게 됩니다만 실제는 동일한 이미지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을 묶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분류된 사람들이나 집단의 수만큼의 이미지를 가진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기 개념은 스스로 자신을 관찰하거나 자신에 관하여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평가를 듣거나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다른 사람의 반응을 관찰하거나 하면서 조금씩 형성되어 갑니다.
자기 개념을 갖는다는 것은 주체로서의 자기에 의해 관찰되고 이미지가 형성된다고 하는 수동적 측면만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진 자기 개념에 맞는 측면을 보다 의식하도록 움직이고 또 자기 개념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스스로 몰아가는 능동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신을 좋은 아버지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과거 자녀와 즐겁게 놀았던 기억에 빠져 자녀와의 약속을 저버린 일들은 잊어버리거나 외적 요인에 원인을 돌려 버림으로써 좋은 아버지라는 자기 개념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또 앞으로도 자신이 좋은 아버지라는 것을 나타내는 정보를 찾고, 어울리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자기 개념은 자기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인지하는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기 개념이 이러한 인지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두는 사회적 인지연구 영역의 하나로 자기 도식(自己圖式, self-schema)이 있습니다.
자기 도식(自己圖式, self-schema)은 특정 행동 영역(behavioral domain) 내에서 자기(the self)에 대한 신념(belief), 경험(experience), 일반화(generalization)를 간략화하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억들을 의미한다. 사람은 하나의 인격체(a person)로서 자기에 관한 측면에 기반한 자기 도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는 신체적 특성, 인격 특성(personality trait), 관심사가 포함된다. 이는 사람이 자기의 그런 측면이 자기 정의(self-definition)에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 이뤄진다.
예를 들어, 자신을 외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외향성 자기 도식을 가지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하여서도 외향성이 그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외향성에 대한 자기 도식에는 자기 범주화(self-categorization) ("나는 사교성이 좋아."), 특정 상황에서 행동하는 방식에 관한 신념("파티에서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해야지."), 과거 특정 사건에 대한 기억("대학교 입학 첫날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지.")을 포함한다.(위키백과)
제임스(1892)는 사람은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 수만큼만 사회적 자기가 있지만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로부터는 비슷한 이미지로 인식되기 때문에 사람은 소속 집단의 수만큼 사회적 자기를 가진다고 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Kihlstrom과 Cantor(1984)는 맥락(Context) 속의 자기라는 관점에서 맥락에 따라 아래와 같이 자기 개념이 다르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즉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자기 개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고정 불변의 자기는 있을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구체적인 장면이 정해지고 나서 비로소 자기 개념이 명확히 드러날 수 있는 것입니다.
단순한 예로 자기 자신을 ‘나’, ‘본인’, ‘저’ 등 어떤 인칭대명사로 부르느냐에 따라 상대방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규정이 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사회학자 쿨리(Cooley, C. H., 1902)는 제임스의 사회적 자기 개념을 받아들이고 발전시켜서 자기라고 하는 것은 전부 사회적 자기이고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것이라는 의미에서 '거울 자기'라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거울 자기(looking-glass self)는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하여 하는 언동과 태도를 단서로 하여 자신이라는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생각되어지는가를 추측하고 이 추측을 토대로 만들어진 ‘나는 어떤 인간인가’에 대한 이해를 말합니다. 마치 다른 사람을 거울처럼 간주하여 거기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자신의 특징과 상태를 아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쿨리는 사회적 자기를 거울 자기라는 개념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거울 자기가 의미하는 것은 자신의 용모가 거울에 비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 특징도 타인을 거울삼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즉 자기 개념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과의 관계가 별로 없으면 자기 개념도 흐릿해지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자신의 거울 자기를 알아봐야 합니다.
찰스 호튼 쿨리(Charles Horton Cooley)의 ‘미러링 효과(Mirroring effect)’
우리가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나’에 대한 자아 인식 또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서 온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상상할 수 있다. 그다음, 타인이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상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의 ‘인식’과 ‘평가’에 대해 타인이 어떤 감정을 갖는지 추측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감정이 우리의 자아 인식을 주도한다.
심리학자 고든 G. 갤럽(1977)은 침팬지 우리에 거울을 놓아두었을 때의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처음에는 실험대상 침팬지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다른 침팬지로 인식한 것처럼 거울을 향해 뛰어오르거나 소리를 지르고 위협을 하는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2~3일 만에 급격히 줄고 그 대신 직접 보이지 않는 부분의 털 고르기를 하거나 이빨 사이에 낀 먹이 찌꺼기를 제거한다든지 거울을 향하여 여러 가지 표정을 짓는 등 자기 자신을 향한 반응이 급속히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침팬지가 과연 거울에 비친 모습을 자기 자신으로 인식하는지 아닌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 이미 10일간의 실험으로 침팬지가 거울에 익숙해진 11일째 다른 실험을 추가했습니다.
침팬지를 마취시켜 잠들게 한 후 눈썹 부위와 귀 위에 냄새가 안나는 붉은 염료를 칠하고 나서 거울이 없을 경우와 거울을 넣어 주었을 때의 반응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붉은 염료가 묻은 자신의 신체 부분을 만지는 반응은 거울을 두지 않았을 때보다 25배나 많았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침팬지가 거울에 미친 모습을 자기 자신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갤럽은 앞에 언급한 실험과 동일하게 침팬지의 얼굴에 붉은 표시를 하고 나서 거울이 있는 방에 1마리씩 들여보냈습니다. 그때 태어나자마자 격리되어 키워진 침팬지와 무리와 함께 키워진 침팬지의 반응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격리되어 다른 침팬지를 인식해 본 경험이 없는 침팬지에게는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인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시사하는 것은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인지할 수 있으려면 무리와 시선 교환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울 실험은 우리들이 자기 개념을 획득하는 심리 메커니즘에 관하여 중요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즉, 주변의 사람들과 주고받기를 통하여 ‘다른 사람의 눈에는 나 자신이 이렇게 보이겠군’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은 신체적인 면에서의 자기 개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성격적 특징 등의 내면에 관한 자기 개념에도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거울 속 자기 모습이라는 것은 이러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러 테스트]
심리학자 고든 G. 갤럽(Gordon G. Gallup)이 고안한 테스트로, 동물이 거울 속에 비친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러 테스트를 통과하는 동물들은 지능이 높다고 여겨지며, 인지학습이 가능하다고 간주된다. 주로 대뇌화 지수가 높은 동물들의 지능을 연구하는데 쓰인다. 거울 속에서 움직이는 동물이 '반사된 자신의 형상임'을 인식하는 것은 장기 기억과 자아에 대한 판단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비인간 인격체를 평가하는 기준에서도 자주 인용된다.-나무 위키
발달심리학자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와 쟌 브룩스건(Jeanne BrooksGunn)은 1979년 고든 G. 갤럽(1977)과 동일한 방법으로 인간에게 적용하였습니다. 유아의 코끝에 빨간 표시를 하고 거울 앞에 세워 놓았을 때의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는 거울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코에 손을 댄 아이의 비율은 9~12개월 0%, 15~18개월 25%, 21~24개월 75%로 나타났습니다. 즉 2세 정도가 되면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달심리학자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와 쟌 브룩스 건(Jeanne BrooksGunn)은 1979년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거울 루주 검사’라는 이름의 이 실험에서 실험자들은 영아 몇 명의 코에 빨간 루주를 바른 뒤 거울 앞에 서게 했다. 만약 영아가 자기 얼굴에 대한 도식(圖式)이 있어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신의 것임을 인식한다면 유아는 곧 빨간 루주 때문에 생긴 코의 붉은 점에 주목하고 손을 뻗어 콧등을 닦아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멀뚱멀뚱 딴짓만 하게 될 것이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생후 9~18개월 된 어린 영아일수록 자기에 대한 인식은 낮았다. 영아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얼굴인 것처럼 대했다. 그러나 두 살 정도 되는 아이들은 달랐다. 대부분 얼굴 위의 낯선 루주를 인식하기라도 한 것처럼 자신의 코를 만지고 비볐다. 실험 결과 ‘자기 인식(self-recognition)’은 대부분 생후 18~24개월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자연 속 유목민의 영아는 거울을 한 번도 본 적 없었는데도 도시에서 길러진 영아와 같은 시기에 동일한 자기 인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생후 18~24개월 된 영아는 사진 속의 자기 모습을 인식했으며 이 사진을 명명하기 위해 자기 이름이나 대명사 ‘나’를 사용하기까지 했다-중앙시사매거진
정체성 개념을 심리학에 도입하여 정체성 발달을 심리학적으로 탐구한 에릭 에릭슨(Erik Homburger Erikson, 1902~1994)은 정체성에 관하여 ‘정체성이란 자아가 특정의 사회적 현실의 틀 속에서 정의되고 있는 인식과 시간에 따라 발달하면서 지각하고 수용하는 인식’이고 이런 감각을 자아 동일성이라고 하였습니다.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에 관해서는 김홍채의 [브런치북] 대인관계를 위한 성격심리 이해하기 (brunch.co.kr)의 09화 성격의 생애발달과 노년기 적응 (brunch.co.kr)도 참조 바랍니다.
에릭슨의 자아정체성(ego identity)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내적 측면은 시간적 자기 동일성과 자기 연속성의 인식으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자기 자신을 지금까지의 자신과 같은 존재로 지각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둘째, 외적 측면은 문화의 이상과 본질적인 양상을 인식하면서 그것과 동일시하는 것이며, 타인과 본질적인 특징을 공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정체성이란 자기 동일성에 대한 자각이면서 자신의 위치, 능력, 역할 및 책임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릭슨은 자아정체감이 없는 상태에서 자아정체감의 상태로 이동하는 인간발달을 "내적, 외적 갈등의 과정이고 인간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통합감, 판단력,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판단 기준에 적합한 대처 방법을 익히면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에릭슨의 자아정체감 측면]
1. 자신에 대한 통합적 인식과 시간적으로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 내적 측면
2. 이런 자기다움을 다른 사람도 인정하고 있다는 느낌- 외적 측면
3. 자신이 사회적 역할을 담당할 존재가 되어 있다는 느낌- 외적 측면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2번과 3번입니다.
이 두 가지는 정체성 확립의 조건으로서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집단 안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승인은 소속 집단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받아들임으로써 용이하게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정체성의 발달을 연구한 Kroger는 ‘에릭슨의 관점에서 최적의 정체성 발달은 지역사회에서 개인의 생물학적, 심리적 능력 및 관심에 [잘 들어맞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역할과 적절한 공간을 발견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합니다.
즉, 소속 집단 가운데서 자신의 능력이나 관심에 잘 들어맞는 역할이나 위상을 찾았을 때 정체성이 확립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승인을 얻을 수 있는 자기 다운 역할을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면 남들의 태도나 말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자신감이 없으면 남의 태도나 말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하여 인지하는 심리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향을 증명하는 실험으로서 Campbell과 Fehr(1990)는 초면의 사람들을 짝을 지어 대화를 하도록 하고 그 후 각각 상대방의 성격에 관하여 평가를 하도록 하고 또 상대방이 나의 성격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추측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심리검사를 통해 각각의 자존감을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자존감이 높은 사람 즉 자신에게 자신이 있는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비교적 정확하게 추측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에게 내린 평가를 실제보다 낮게 예측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결국 자신감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해서 인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Kernis와 연구자(1989)들은 자존감의 고저와는 별도로 그 안정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하고 자존감의 안정성이라는 차원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1. 자존감이 높으면서 불안정한 사람은 특히 강한 분노와 적대감을 경험하는 경향이 강하다.
2. 자존감이 높고 안정적인 사람은 특별히 분노나 적대감을 경험하는 경향이 낮다
3. 자존감이 낮고 불안정하거나 자존감이 낮고 안정되어 있는 사람의 분노와 적대감 경험 경향은 1번과 2번의 중간에 위치할 것이다.
가설 검증 결과 자존감이 높고 불안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 의한 부정적 평가에 대하여 특히 강한 분노나 적대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반면 자존감이 높고 안정되어 있는 사람은 같은 장면에서 분노나 적대감을 거의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존감이 낮고 안정되어 있는 사람과 자존감이 낮고 불안정한 사람은 그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고민하거나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작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자기 이해와 자기 평가가 그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자기평가는 반드시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나 미래의 자기 자신, 다른 사람 또는 자기 자신이 추구하는 자신과 비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히긴스(1987)의 자기 불일치 이론(Self-discrepancy theory, SDT)은 실제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와의 일치 또는 불일치, 실제적 자기와 당위적 자기와의 일치 또는 불일치를 구별하고 있습니다.
이 이론은 자기(self)와 정서(affect)에 관한 모형으로 자기 평가(self-evaluation)와 긍정적 대 부정적 감정상태(positive versus negative emotional states) 사이의 연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즉 다음의 3가지 자기를 가정하고 있습니다.
1. 실제적 자기(actual self): 자신 또는 중요한 타인이 그 인물이 실제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 속성에 관한 본인의 표상
2. 이상적 자기(ideal self): 자신 또는 중요한 타인이 그 인물에 이상적으로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속성에 대한 본인의 표상
3. 당위적 자기(ought self): 자신 또는 중요한 타인이 그 인물이 당연히 소유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속성에 대한 본인의 표상
자기 불일치 이론에서는 이론의 전제로서 우리들은 실제적 자기가 이상적 자기 또는 당위적 자기와 일치된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동기 부여되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자기에 대한 관점을 두 가지로 구별하고 있습니다.
1. 본인의 관점
2. 중요한 타자(significant other)의 관점(부모, 친한 친구 등)
이 두 가지 관점별로 각각 실제적 자기, 이상적 자기, 당위적 자기라는 6개의 자기 표상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자기 표상들 간의 불일치는 불편한 감정과 연결됩니다.
1.1) 자기 자신이 본 실제적 자기와 자기 자신이 그랬으면 좋겠다고 하는 이상적 자기와의 불일치=> 실망과 불만, 슬픔 등 불쾌한 정서(dysphoric emotions)에 취약함; 이러한 정서는 희망과 바람이 충족되지 않는 심리적 상황과 연관됨
1.2) 자기 자신이 본 실제적 자기와 중요한 타자가 그랬으면 좋겠다고 기대할 것 같은 이상적 자기와의 불일치=> 수치심과 난처함
2.1) 자기 자신이 본 실제적 자기와 자기 자신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태와의 불일치=> 죄책감
2.2) 자신이 본 실제적 자기와 중요한 타자가 당연히 그러리라고 생각할 것 같은 상태와의 불일치=> 벌이나 제재의 예상으로부터 오는 공포
이러한 자기 불일치는 일종의 인지적 취약성(cognitive vulnerability)이며 불일치의 종류와 불쾌감정의 연결은 히긴스(1986)가 조사한 결과에서 나온 것입니다.
‘자기 불일치 이론(Self-discrepancy theory)’은 심리학 용어로 1987년 ‘에드워드 토리 히긴스(Edward Tory Higgins)’에 의해 제안되었다. 뇌에는 여러 개의 자기가 있으며 실제 모습과 자아-수준 사이의 불일치의 특정한 유형으로 결부된다는 이론이다.
히긴스(Higgins)의 자기 불일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실제적 자기, 이상적 자기, 당위적 자기의 세 가지 자기를 가지고 있다.
실제적 자기는 자신의 실제 모습에 대한 생각이며, 이상적 자기는 자신이 소유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신념이며, 당위적 자기는 자신이 소유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모습에 대한 신념이다.
인간은 실제적 자기와 이상적 자기, 당위적 자기 사이의 불일치를 경험할 때 불편한 정서를 경험한다.
대인관계는 자기 평가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자기 평가 양상도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자기 평가와 대인관계의 상호작용을 설명한 이론의 하나로 심리학자 테서(Abraham Tesser, 1988)가 제안한 자기 평가 유지 모델(self-evaluation maintenance model)이 있습니다.
자기 평가 유지 모델에 의하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유지하거나 향상시키려는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흔히 타인의 수행에 관한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타인의 수행은 때때로 사회 비교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타인의 수행이 나보다 더 우수한가? 그 타인의 수행이 나의 자존감과 관련된 중요한 영역에서인가? 등에 관해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인관계를 통해서 자기 평가의 상승이나 저하를 가져오는 두 가지 심리과정으로서 비교 과정(comparison process)과 반영 과정(reflection process)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둘 다 심리적으로 가까운 타자에 대하여 일어나는 심리과정입니다만 비교과정(comparison process)은 가까운 사람의 뛰어난 속성과 업적과의 비교에 의해 자기 평가가 저하되기도 하고 가까운 사람의 부족한 속성과 업적과의 비교에 의해 자기 평가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반면 반영 과정(reflection process)은 가까운 사람의 뛰어난 속성과 업적에 힘입어 자기 평가가 상승하는 것입니다.
어떤 심리과정이 활성화되는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그 상황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속성과 업적에의 자기 관여성입니다.
관여성이 높은 즉, 자기 개념에 중요한 속성과 업적의 경우는 비교과정(comparison process)이 활성화되기 쉽고, 가까운 사람의 뛰어난 속성과 업적과의 비교는 자기 평가를 낮추도록 합니다.
그에 비하여 관여성이 낮은, 즉 자기 개념에 있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속성이나 업적의 경우는 반영 과정(reflection process)이 활성화되기 쉽고 가까운 사람의 뛰어난 속성과 업적을 긍정적으로 느끼고 긍지를 느끼며 자기 평가가 상승합니다.
즉 타인의 수행이 개인의 긍정적 자기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 타인과 자신과의 심리적 친밀감, 그 타인의 우수한 수행 및 그 타인의 수행 영역이 나의 자존감과 관여성이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어떤 개인과 심리적으로 친밀한 타인이, 그 개인의 자존감에 중요한 영역에서, 우수한 수행을 했다면, 비교 과정(comparison process)이 일어나고, 그 개인은 질투나 좌절, 분노 등의 불편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한 개인과 친밀한 타인의 우수한 수행일지라도, 그 수행이 나 자신의 자기 개념이나 자존감과 관련 없는 영역에서 나를 능가했다면, 우리는 자기 평가에서 반영 과정(reflection process)이 일어납니다. 즉 우리는 그 타인의 성공을 긍정적으로 느끼고 그 성공에 대해 긍지를 갖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심리적 친밀감과 비교대상 타인의 우수한 속성, 수행과 같은 동일 요인들이 관여성 즉 자기 평가와 유관한지 아니면 무관한지에 따라 정반대의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관련해서 김홍채의 글, 심리현상 인지오류 편향 관련 용어 매거진 (brunch.co.kr)의 사회적 비교 이론과 88. 우월성 편향 (brunch.co.kr)을 참고 바랍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라고 하는 자기 자신의 사회적 자기 개념은 다른 사람에게 실제 보여지는 모습을 반드시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Berndt와 Burgy(1996)는 자기 고양 편향(Self-Enhancement Bias)과 자기 겸양 편향(Self-Abasement Bias)이라는 인지왜곡(cognitive distortion)을 거론했습니다.
자기 고양 편향이란 자기 자신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인해 객관적 지표로 나타나는 실제의 인상보다도 더 긍정적으로 자기를 인식하는 심리 경향입니다.
한편 자기 겸양 편향은 겸양의 마음으로 인해 객관적 지표로 나타나는 실제의 인상보다도 더 낮춰서 자기를 인식하는 심리 경향입니다.
자기 고양과 자기 겸양, 어느 쪽으로 심리과정이 작동하는가 하는 것은 관건이 되는 그 사람의 사회적 자기 이미지와 성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모든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받는 사람, 굉장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받고 있는 사람, 사회적 능력이 보통사람 이상으로 뛰어난 사람 등의 경우는 자기 겸양 편향이 작동하여 실제보다 부정적인 자기 개념이 나타납니다. 반면 주위로부터 그다지 이미지가 좋지 않은 사람, 사회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 등의 경우는 자기 고양 편향이 작동하여 실제보다 긍정적인 자기 개념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러한 인지왜곡과 성격과의 관련을 보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또 자기애(narcissism)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기 고양 편향이 일어나기 쉽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습니다.
Berndt와 Burgy는 사회적 자기 개념이 실제의 사회적 승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음 3가지로 들고 있습니다.
1.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다른 사람에 대하여 예의상 평가적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2. 주위에서 싫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피드백을 자기 입맛에 맞도록 곡해하는 경향이 있다.
3. 일반적으로는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과 지내는 시간을 줄이고 관련성을 갖는 상대방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위의 2번, 3번의 이유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자기 방어적인 심리 메커니즘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정보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서 지각하고자 하는 것은 지각적 방어,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드러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대인 장면을 적극 피하고자 하는 것은 행동적 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어적 태도는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작동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또 귀인은 행동의 행위자인지 관찰자인지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행동이 실패하였는지 성공하였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이것을 자기 고양 편향(Self-Enhancement Bias)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외적 요인에 귀인하기 쉬운 반면에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는 내적 요인에 귀인하기 쉬운 경향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시험에 합격했다’라는 성공에 대해서는 종종 이번 시험이 쉬웠기 때문에 합격했다는 외적 요인에 귀인하는 행위자-관찰자 편향은 그다지 생기지 않고,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서라든지 자신이 열심히 해서 합격했다 라는 내적 요인에 귀인하기 쉬운 것입니다.
김홍채의 글 심리현상 인지오류 편향 관련 용어 매거진 (brunch.co.kr)의 24. 기본적 귀인 오류/ 96. 자기 고양 편향 (brunch.co.kr)도 참조하기 바랍니다.
자기 겸양(Self-Abasement):
실제로 일어났든 또는 상상으로 생각했든 간에 잘못한 것을 갚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자기 처벌을 하는 행동이다.
이것은 통상 자신과 다른 사람 또는 어떤 표준적 행동, 생각, 감정과의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적 비교를 포함한다. 겸양은 죄책감보다는 수치심과 연계되고 자존감 감소를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다.(Psychology Wiki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