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없었다
앞으로 나랑 평생 살아갈 사람은 나 자신이기에, 요즘은 이상하게 혼자 멍 때리면서 스스로 다짐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데요. 당장 1년 뒤에도 제가 어디에 있을지 어느 국가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살아갈지 모르기에(석사과정 안에 포함된 인턴십), 제가 열심히 벌고 모은 돈으로 완전히 해외에 정착할 생각으로 망망대해와도 같은 넓은 세계로 내던져지기에, 한국의 편리함과 익숙함보다는 최소 몇 년은 가시밭길이고 힘듦이 있음을 알기에, 저와 대화하는 일들이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단순히 제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뭐를 먹고 싶은 지와 같은 단순 1차원적인 생리적 욕구에 그치는 대화가 아닌, 부정적인 감정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하면 내가 나를 더 동기부여 시킬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나 스스로 에너지를 얻어서 활력을 찾을 수 있는지, 과부하 걸리지 않고 지치지 않게 나를 달래는 방법은 뭐가 있는지. 이런 사고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보다 간단한 결론으로 귀결되더라고요.
“돌이켜봤을 때 뼈를 치도록 후회한 경험이 있나요?”
저는 상대적으로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세월을 살았지만, 미치도록 후회되는 순간이 단 한순간도 없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매 순간 좋은 선택이었든 나쁜 선택이었든 옳은 길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거 같아요. 모든 분들이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죽으라는 법은 없는 거 같거든요.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또 금방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금방 회복할 수 있었던, 늘 곁에 있는 조력자 덕분이든, 나 자신의 의지로든 해결책을 찾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선택한 어떤 결정의 결과 값이 설령 그 당시에는 나빴을지라도 좋은 쪽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나 자신의 안목과 성실함을 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옆에 끝까지 남겨야 할 사람을 정하는 나의 안목, 내가 어디까지는 포기할 수 있고 어디 까지는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지 아는 나의 기준, 어떤 요구까지는 내가 핸들링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이 정도의 퍼포먼스까지는 낼 수 있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실수를 하더라도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끈기를 가지고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와 용기. 걷는 걸 정말 좋아하는 저는 걸어 다니면서 저와의 대화를 통해 나라는 사람을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도 땅을 치고 후회할만한 과거가 있는지 반문했을 때, 생각보다 머리에 딱 떠오르는 게 없으실 거 에요. 그 말은 인상 깊었던 실패가 없었다는 뜻이고 설령 어떤 실패였어도 잘 회복했기에 더 이상 실패라고 기억되지 않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인간의 축복은 과거의 후회나 회환, 잘못들보다도 늘 예쁘고 소중했던 행복했던 추억들을 먼저 기억해 내더라고요. 그러니 오늘의 혹은 앞으로 있을 미래에 혹여 힘든 순간이 오고 잘못된 결정을 선택했다고 느낄지라도, 또 미래의 나는 알아서 문제를 처리하고 해결해나가고 있을 겁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거는,
스스로를 믿으세요.
일단 뼛속부터 아시안인 저는 동남아, 중국, 한국, 일본 등의 음식을 참 좋아하는 데요. 신기하게도 향이 강한 향신료가 나 여깄어 라고 손 흔들고 있는 요리들을 좋아합니다. 중국의 매운 마라, 태국의 똠양꿍과 같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