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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솔현 Jul 15. 2024

나에게 수학이란?

나는 수포자(수학포기자)다. 사실 수학을 어릴 때부터 못 했던 건 아니다. 중학교까지 제법 했는데 고등학교 때 완전 꽈당 했다. 오죽하면 세상에 수학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타고라스와 뉴턴 등등의 과학자와 수학자들을 은근 저주를 했었다.
 “수학이 왜 만들어서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거냐고~~~~~”

고교생때 절규 아닌 절규를 했었다. 근데 살다보니 수학이 필요하긴 하더라. 하지만 난 수학이 싫다. 산수만 할 줄 알면 되지 수학이 뭐가 필요하냐는 생각이 컸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하면서 나홀로 알게 된 건 어려운 수학은 컴퓨터에 맡기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승진을 하면 컴퓨터의 오류를 잡아 낼 실력이 필요하여 수학실력이 좋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수학공부를 해 두는 게 좋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다. 그래도 수학이 싫은 거 어떻게 해!


난 고교생때 수학,물리,화학을 유달리 못했다. 중학교까지 잘했는데 이게 고교때 꽈당하니 충격이 컸다. 하지만 열심히 해도 잘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 포기하면서 자신 있는 국어,영어,한국사, 사회등의 과목에 힘을 더 주었다. 이 과목들로 점수를 만회하자고.

그래서 수능 기대 목표치를 340점을 잡았는데 나 때 불수능이라 기대에 못 미쳤다. 어쩔 수 없었다 생각을 하며 내 자신을 다독였고 수능으로 대학을 수시로 갔다. 내신 신경쓰지 않는 대학으로 찾아서. 고교선생님들은 내가 내신이 좋지 않으니 대학근처에도 못 간다고 생각하셨다. 근데 내가 짠~! 대학에 당당히 입학하게 되니 단단히 놀라워하셨다. 그 놀라움에 좀 속은 상했지만 내가 알아서 가니 별말은 없었다. 


대학공부는 행복했다. 꼴 보기 싫었던 수학,물리,화학을 보지 않아도 되어서다. 그래서 정말 공부가 재미가 있었다. 덕에 성적도 좋게 나와서 만족스럽게 졸업을 했다.


그러나 사회 나오니 수학이 적용 안된 게 없었다. 수 계산이 많았다. 암산도 좀 해야 했다. 암산에 약했던 나는 자주 폰의 계산기를 꺼내야 했지만 산수는 그럭저럭 해서 점점 암산은 잘 하게 되었다. 계속 계산을 하니 어느 날은 암산이 빠르게 되었다. 숫자도 자꾸 보면 친해지는 가보다. 숫자를 안 보게 되면 익숙하지 않으니 점점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말이다.


내가 옛날의 10대의 내가 아니게 되었음을 느끼고 한 번 수학을 풀어볼까 도전정신이 생겼다. 그래서 수학정석책을 중고서점에서 구매했다. 옛 정석과 달리 요즘 정석은 보기 좋게 크게 나오고 활자도 컸다. 옛날 90년대엔 참 깨알 활자와 작은 크기에 눈 시력이 뚝뚝 떨어지게 했다. 아! 눈 시력을 유지하려면 눈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이때 알았다. 정말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수학을 다시 푸니 중학수학과 연결된 부분은 제법 풀었다. 책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머리회전을 엄청나게 해야 하지만 말이다. 취미 수학이니 입시수학보다 부담이 적다. 열심히 목숨 걸고 해야 할 게 아니라서 마음이 편하다. 어떤 분은 성인수학으로 책으로 이해가 안돼서 강의를 들으며 취미수학을 배운다고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다. 나도 어느정도 진도를 나가게 되면 <EBS수학>강의를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책 뒷부분을 보니 언제 이런 걸 배웠나 싶었다. 눈이 팽 돌았지만 처음부터 차근차근 하다보면 정석수학을 다 푸는 날이 오겠지? 너무 한 달에 1~2번 풀이를 하지만 그 순간은 정말 순삭이다. 두뇌 운동도 되고. 난 두뇌가 움직이는 걸 느낀다. 뒤통수가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주 받으면 더 좋겠지?(근데 쉽게 정석수학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수학을 통해 세상을 보는 수학자들, 과학자들이 신기 할 뿐이다. 이들은 어떻게 숫자에 강하게 머리가 튼 걸까? 전형적인 문과적 두뇌를 타고난 난 문자로 기억하고 이해해서 수학을 말로, 문자로 풀어주면 곧잘 이해했다. 좀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할까. <뉴턴>이라는 과학잡지에 나온 과학이론 소개를 이해한 것 보면 말이다. 멋드러진 천체 사진과 다양한 도형으로 과학이론을 소개해주니 재미가 있었다. 내가 수학을 아주 못 하는 건 아닌데 입시수학이라 어려웠던 게 아니였나 싶다. 

나에게 수학이란, 짝사랑하기엔 멀고 가까이두기엔 어색한 그런 사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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