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같은 우리의 만남, 나의 최고의 소설

by 남킹

우리의 만남은

참으로 어설펐다.

비틀거리며 부딪히고,

헛기침으로 어색함을 덮고,

길 잃은 고양이처럼

서로를 힐끗거리다

괜히 웃음을 터뜨렸지.

누군가 본다면

이건 분명 한 편의 코미디.

낡은 무대 위,

서툰 대사와 과장된 몸짓,

그리고 뻔히 들키는 떨림.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웃음투성이 실수가

내 소설 속 가장 진실된 장면이라는 걸.

고대 로마의 비극보다,

중세의 전장보다,

우주가 불타는 비극보다

더 벅찬 서사라는 걸.

살인도, 복수도,

권력과 몰락도 넘어서

결국 나를 가장 떨리게 한 것은

너의 눈웃음,

그리고 우리가 마주 잡은 두 손의 온기.

나는 이 어리숙한 코미디를

나의 최고의 소설로 남기려 한다.

그 어떤 피비린내 나는 대서사도

결국은 이 장면 앞에서

조용히 책장을 덮을 테니.

우리의 만남.

서투르고 웃긴,

하지만 세상 무엇보다 찬란한

나의 마지막이자

가장 빛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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