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은
참으로 어설펐다.
비틀거리며 부딪히고,
헛기침으로 어색함을 덮고,
길 잃은 고양이처럼
서로를 힐끗거리다
괜히 웃음을 터뜨렸지.
누군가 본다면
이건 분명 한 편의 코미디.
낡은 무대 위,
서툰 대사와 과장된 몸짓,
그리고 뻔히 들키는 떨림.
하지만 나는 안다.
이 웃음투성이 실수가
내 소설 속 가장 진실된 장면이라는 걸.
고대 로마의 비극보다,
중세의 전장보다,
우주가 불타는 비극보다
더 벅찬 서사라는 걸.
살인도, 복수도,
권력과 몰락도 넘어서
결국 나를 가장 떨리게 한 것은
너의 눈웃음,
그리고 우리가 마주 잡은 두 손의 온기.
나는 이 어리숙한 코미디를
나의 최고의 소설로 남기려 한다.
그 어떤 피비린내 나는 대서사도
결국은 이 장면 앞에서
조용히 책장을 덮을 테니.
우리의 만남.
서투르고 웃긴,
하지만 세상 무엇보다 찬란한
나의 마지막이자
가장 빛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