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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어라 Sep 06. 2023

키울 게 없어 이것을 키워봤다.

사진 속.

두 손으로 뱃살을 가늠하는 저 몸짓.

언제부턴가 나의 시그니처 동작이 되었다.





뚱뚱이 시절이 있었다. 임팩트 있게 세 번!


제일 먼저 고3 때.

공부만 했다. 자 후에도 도서관으로 직행했다. 공부하다 출하면 의점으로 쪼르륵 내려가곤 했다. 라면 그중에서도 튀김우동과 라는 그 시절 나의 유일한 이었다. 살이 통통이 오를 대로 올랐다. 대학 가면 금세 빠질 거라는 쌤들 말만 철석같이 믿었다.


두 번째 캐나다 유학시절.

아침은 치즈와 잼 듬뿍 토스트, 점심은 간단 샌드위치 도시락. 즈와 잼에 너무 욕심을 내서였을까? 아님 주식을 대부분 빵으로 해결한 탓이었을까? 누가 봐도 빵빵한 몸매를 자랑했었다. 결국 청바지를 두 단계나 이즈 업했다. 쐐기를 박은 건  귀국 후 엄마의 첫마 였다.  "쩌다 이렇게 됐니?"


마지막으로 출산 직전.

인간의 몸무게가 이렇게도 늘어날 수 있구나 하는 기묘한 경험을 . 다시는 보지 못할 몸무게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인생 최고 몸를 찍 날이었다.





뚱뚱이의 삶.

이렇게 베레스트 같은  르고 내리길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리고 다시는 오를 일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삶이란  곧 잘 벗어 나는 법. 숨어서 기다리고 있던 복 있었다.


바로 갱년기라는 녀석.

남들보다 10년이나 일찍 그 녀석을 만났다. 사 쌤은 이것을 조기폐경이라 려줬다. 심하게 일찍 찾아온 탓에, 호르몬 치불가피했다. 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약의 부작  피해 가지 않았다.  해가 갈수록 뱃살이 부풀어 오르는 신기하면서도 씁쓸한 경험을 다. 아니 계속하고 있다.


무서운 것은 그 녀석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더 움직여 만보 이상씩 걷고, 탄수화물을 줄이고, 공복 시간을 가져도 빠지기는커녕 더 늘어나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다. 말이지  녀석은 복병이 맞았다.





결국 나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말았다.


데드라인으로 여겼던,

다시는 도달할 일 없다고 생각한,

으아악! 만삭  몸무게를 가뿐히 던 것이다!


체중계에 찍힌 숫자를 다.

처음에는 틀림없는 고장확신했다. 중계를 이쪽저쪽 옮겨 가며 다시 재봤다. 믿고 싶지 않았으나 현실은 정확했다. 상황을 직시하니 웬일로 좋았맛이 달아났다. 렇게 나는 자발적으로 다이어트 길에 뛰어들었다.


일단 눈에  띄는 효과가 필요했다.

살이 빠지는 기쁨을 알아야 속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삼일만. 밥 대신 주스를 마시기로 했다. 뱃살 타파 다이어트 주스를.


2.8키로 감량을 가져다 준  뱃살 타파 쥬스


비주얼은 그닥이지만 다이어트 주스치고는 꽤나 맛있다. 왜냐? 새콤달콤 사과, 딸기, 블루베 이 주스의 베이스니까. 이것 말고도 다이어트 주스라 하기에 생소한 재료들이  다. 아스파라거스, 아삭이 고추 그리고 올리브유까지. 지막으로 아몬드 한 줌은  함께 갈지 않았다.  오독오독 씹는 즐거움의 희열을 위해. 소중히 토핑으로 남겨 두었다.


면 누구나 2~3킬로 감량 효과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는 1.7킬로에 그쳤다.  다이어트 이틀째, 가족들이 육포를 뜯어먹길래, 한 개... 두 개... 마지막으로 세 개까지만 하다가. 세는 것도 잊고 주워 먹었으니 말이다. 그날만  딸랑 0.1킬로 량을 기록했다. 분노 게이지가 상승했지만,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나를 반성했다. 그리고  하루를 연장했다.


두둥.

마지막 나흘째 되던 날, 최종 2.8 킬로그램이 몸에서 빠져나갔다. 몸이 훨씬 가뿐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만삭 게를 뛰어넘는 바람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왕좌에서 디어 내려올 수 있었다! 그 자리의 무게는 생각보다 훨씬 더더 무거웠다. 다시는 앉고 싶지 않을 정도로. 뱃살들에게 격하게 이별을 다. 더 이상 질척대지 말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때마침 날씨는 밖으로 나오라 손짓하는 가을이 되었다. 우주의 흐름도 내 다이어트를 응원해 주느낌이다. 

이 글을 후딱 마무리 짓, 오늘도 아침 운동에 나설 것이다.  


빠이. 마이 밸리 팻!













main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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