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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구일 Apr 25. 2024

그리 외향적인 사람은 아닙니다만,

저기 외향적인 사람이 보입니다.

한 손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고 출근했네요.

음료가 목에 걸렸는지 기침도 대차게 해 줍니다.

그들은 귀가 아주 밝습니다.

사교적 능력 때문이죠.

동료의 작은 한숨에도 반응하며,

혼잣말이었는데 대답도 해줍니다.

알 수 없는 미소를 보이며 다가올 때도 있어요.

마치 사냥감을 포착한 한 마리의 늑대처럼 말입니다.

문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외향인과 함께 커피를 사러 왔군요.

책상에 아직 다 먹지 못한 커피가 있는데도요.

커피 머신이 내는 기계음과 손님들의 말소리,

북적북적한 분위기에 괜히 끌려왔다 싶군요.

외향인이 떠드는 소리가 안드로메다로 향합니다.

그래도 햇살이 좋군요.

길을 걷는데 기분이 몽글거립니다.

외향인은 힘차게 걷습니다.

이대로 퇴근하고 싶다 칭얼거리죠.

나는 잠시 걸으며 집중합니다.

따뜻한 볕, 살랑이는 바람, 쏟아지는 하품,

외향인에게 고마워지는 순간입니다.

그리 외향적인 사람은 아닙니다만,

때로는 영역다툼 대신에 어울리는 것도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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