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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위-나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04. 모양을 드리우다.

by 이별난 Feb 14. 2024

트라우마 극복


4. 모양

다른 트라우마들과 달리 이 트라우만은 혼자 거울을 봐도 찾아왔다. 극복이 되기는커녕 점점 더 악화되어 갔다. 내가 오를 수 없을 것만 같은 높은 산이었다. 극복의 시작은 정상 위를 오르기 위한 공부였다.


Climb

첫 만남

오름의 시작-경험


3년 전 친구의 소개로 그녀를 처음 만났었다. 빨개지는 얼굴의 색 트라우마를 극복하긴 했어도 다리 모양, 이 모양만큼은 아직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질 못했던 때였다. 용기를 내어 만나긴 했지만 한 번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3년 동안 만나질 않았다. 모든 걸 제쳐두고 만날 정도의 간절함까지는 아니었지만 계속 생각나긴 했다. 그래도 때 한 번 벌린 경험은 소중했다.


재회의 만남

간절히 오르다.


그날로부터 3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그녀를 찾아갈까? 말까?' 하는 고민을 늘 품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곳에 아픔이 찾아왔다. 그전에도 아플 때면 그녀가 생각나긴 했는데 이 날은 그녀가 사무치게 생각났다. 심하게 아플 때면 주변에 누군가가 있길 바라왔는데 이땐 유독 그녀와 함께 하고 싶었다. 난 다시 용기를 내어 그녀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이번엔 무엇이라도 제쳐두겠다는 간절함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먼저 3년 전 그녀를 처음 만났던 곳을 찾아갔다. 그녀도 날 기다리고 있던 걸까? 아직 그 장소에 여전히 있었다. 몇 마디를 주고받었는데 그녀가 날 기억하고 있었다. 하물며 다시 만난 그녀는 예전에 찍은 사진 한 장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환하게 웃어주었고 나는 환한 미래를 보기 시작했다.


세 번째 만남

무조건 오르다.


생각보다 진도가 빨랐다. 그녀는 날 뉘었고 입을 벌리라 하였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무조건 해야 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난 그리 하였다. 깊은 동굴이 열리고 나의 깊은 마음에 빛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내 몸과 마음의 모양이 제대로 잡혀가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만남

정상 위에 오르다.


세 번째 만남, 네 번째 만남...... 계속되는 만남이 진행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난 9번의 삽입을 했다. 7번 갈고 씌웠고 6번 빼냈다. 이제 3번만 더 삽입하면 드디어 내가 생각하던 정상 위에 오를 수 있게 된다. 그때가 오면 그녀와의 만남이 또 언제 이루어질지 모른 채 끝이날 것이다.


 Condition

삶이라는 높은 산엔 여러 봉이 존재한다. 그 봉 중 하나에 건강을 가슴으로 보게 되면서 치아건강을 찾게 되었고 모양 트라우마도 극복할 수 있었다.


9위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자.


치과를 다시 찾은 날 엑스레이 사진을 다시 찍었는데 3년 전보다 상태가 더 안 좋아졌었다. 치료 계획을 들으면서 간호사에게 물어보았다. "제 치아 상태면 10명 중 몇 위 정도가 되냐고?" 말이 없던 그녀는 잠시 후 "잇몸이 약해서 하고 싶어도 못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라고 했다. 잠시 후 "9위란 얘기네요." 했더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치통이 심해지면 꽤 아프다. 그럴 때마다 치통의 끝이 어딘지 가늠이 안되었다. 참고 참다가 그 끝 같은 곳을 지나고 나면  어느 정도 버틸만해진다. 나름 통증완화의 노하우까지 생긴다. 그렇게 지내오다가 난 위기상황을 만들었다. 건강은 중요하지라고 말만 하지 내 삶에 건강을 둔 적이 과연 있던가 싶다. 


8.9999999...... 위

가슴속에 드리워진 그 무엇이란 정상에 오르다.


누구나 인생길을 걸으며 산을 오르고 있다. 오르는 길의 방향은 정상에 무엇을 두고 있고, 그 정상이 얼마나 내 가슴속에 드리워졌는지에 달려있기도 한 것 같다. 그 당시의 나에게 중요했던 건 건강보다 숨을 곳을 찾으며 회피하고 싶었던 마음의 방향이었다. 건강이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한 9위의 상태였다. 이제야 조금은 오를 수 있게 되었다.


Cure

치료할 상황이 되고, 치료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만약 행복의 조건이 있다면 건강은 그 조건에 들어갈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일 것이다. 병원에 가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걸 알아도 치료를 못 받으시는 분들이 주변에 수두룩하다. 그들은 자신의 몸과 마음이 부서지더라도 일하고 일하고 일한다. 아들을 위해, 딸을 위해, 손주를 위해 그렇게 가족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더 부서진다. 건강이 악화되어 더 이상 치료를 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가는 분들도 있다. 그래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그분들은 내가 복에 겹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튼튼한 두 다리가 있음에 감사하자.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내 신체의 모든 곳에 감사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이 가득해졌다. 더 이상 다리가 예전처럼 보이지도 않고 치아도 그렇게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그저 있음에 감사하기 시작했다. 44년 만에 입어서 그런지 많이 어색하긴 했지만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되었다. 휘어있던 모양은 마음이었다. 건강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휘었던 내 마음을 펴주었다.


Care

지치고 힘들 땐 휴식시간을 갖자.


5분이라도 좋다. 날 돌보는 시간을 잠시라도 갖자. 손을 안마해 주기도 하고, 무언가를 멍하니 바라도 보고, 눈을 감고 잠시 졸기도 하고, 스트레칭도 하고...... 뭘 하더라도 그냥 몸에 힘을 빼는 시간을 가져보자.


마음

부정적일 때가 기회이다.


긍정의 기운이 가득할 땐 뭐든지 가능할 것만 같다. 아플 때, 짜증 날 때, 화날 때, 기분이 축 처질 때...... 등 부정적 기운이 들 때 마음을 돌보기란 쉽지 않다. 언젠가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있었다. 그때부터 부정적 기운이 찾아오면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 마음을 돌 볼 능력을 성장시킬 기회는 그때가 최적이다. 생각의 방향은 마음을  이끈다.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의 마음을 이끌고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의 마음을 이끈다. 그렇게 성장하고 성장하다 보면 생각의 방향을 핸들링하는 운전실력이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모두가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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