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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가특별한교육 Jan 29. 2024

문해력은 모든 학습의 기반

특집 | 학력, 뭣이 중헌디?

코로나 펜데믹 이후 지역 간, 학생 간 학력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농산어촌이 많은 강원도의 경우 수도권과의 격차가 더욱 극명히 나타나기도 한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이번 특집 인터뷰에서는 모든 학습의 기반이 되는 문해력을 키워드로 잡아보았다. '리터리시' 분야의 권위자인 조병영 교수와의 온라인 대담을 통해 강원도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보았다.  


Q. 문해력에 대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연구해 오셨는데요. 연구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경험이 있으신지 먼저 여쭤보고 싶습니다.
 

  아니요. 따로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해력’이라는 게 아주 새로운 용어는 아니고 국어 교육에서 한 1990년대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정도에 외국에서 여러 가지 이론이 들어왔는데 그때 이 '리터러시(literacy)'라는 개념이 소개 됐어요. 제가 미국에 유학 가면서는 읽기 교육 쪽으로 연구가 많았거든요. 최근에는 읽기 쓰기를 통합해서 얘기를 많이 하게 되었죠. 어떤 개인적인 계기가 특별히 있거나 그런 건 아니고 원래 이런 연구 분야가 있었고, 그것을 조금 더 과학적으로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는 거죠.


Q. 문해력의 정의를 내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문해력이라는 건 아주 스펙트럼이 넓은 의미입니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읽고 쓰는 능력'이고, 인지적인 차원을 넘어 읽고 쓰고자 하는 태도, 그다음에 실제로 읽고 쓰려는 실천적인 의지, 이런 것까지 다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문해력을 얘기할 때는 능력뿐만 아니라 문제 상황에 맞게 그 능력을 발휘하고 실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나 태도, 이런 것도 함께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점점 낮아진다는 뉴스 기사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문해력의 높낮음을 판단하는 기준이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를 알기 위해서는 OECD에서 나온 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PISA)를 보면 됩니다. 만 15세 학생들을 표집해서 읽기 문해력 검사를 하는데 거기서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점수 추이가 확실히 떨어진 건 맞아요. 한국이 2006년에는 OECD에서 1등 했는데 지금 한 9등 정도 하거든요. 이 시험이 측정하려고 했던 문제 해결 능력, 이해 능력같은 기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경향은 있습니다. '글을 못 읽는' 아이의 비율이 지난 15년~20년간 많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문해력이 높낮음을 객관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려워요. 왜냐하면 문해력의 의미가 굉장히 넓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텍스트를 읽는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을 읽는가, 그것으로 무엇을 하는가 등등에 대한 질문들이 많기 때문에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만들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동일한 조건 또는 동일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느 정도 그 능력을 발휘하는가는 측정할 수 있겠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측정하고 진단하는 체계적인 도구나 프로그램 같은 게 좀 필요해 보이긴 해요.

 


Q. 한국어 어휘에는 한자어가 많은데, 젊은 세대가 이것들(예/ 금일, 중식, 개편하다 등)을 잘 모른다는 것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교수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어휘라는 것은 언어 경험하고 연관이 돼요. 그 말을 직접 쓰고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어휘를 잘 모르거나 깊게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죠. 그러니까 세대별로 어휘가 다르고 모르는 어휘들이 나오는 건 너무 사실 당연한 일이에요. 요즘 세대가 잘 쓰지 않는 단어는 모를 수 있죠. 


  다만 자기가 모르는 말들이 나왔을 때 그냥 모르고 넘어가거나, 혹은 그냥 자기가 생각한 방식으로 대충 넘어간다거나, 자기 또는 타인이 사용하고 있는 말뜻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더 문제라고 봐요. 내가 모르는 말들이나 어려운 말들이 있을 때는 그것을 확인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그냥 어떤 사람이 단지 어려운 말을 썼다는 이유로, 어려운 말을 쓰는 사람을 탓하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라고 볼 수 있죠.


  내가 지금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만들어야 되는데 돼지고기가 없으면 못 끓이잖아요. 그거랑 같은 원리예요. 내가 무언가를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은데 그 어휘가 없다. 그럼 그것을 표현 못 하는 거거든요. 자기의 감정이나 생각을 정교하게 전달해야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어휘는 많이, 다양하게 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내가 어휘를 많이 가지고 있을 때 생각들을 더 깊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어휘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읽고 쓰고 대화하는 것입니다.



Q. 제가 6학년 아이들이랑 만나면서 같은 학급 안에서도 읽고 쓰는 능력이 굉장히 차이가 크게 나는 걸 느껴요. 분명히 똑같은 글을 읽는데도 어떤 친구들은 문맥을 전혀 이해못하는 반면에, 원래의 텍스트보다 더 많은 의미를 해석해서 적는 친구들도 있구요.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원인으로 특정 시기, 또는 특정 환경이 중요한 건지 궁금합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동합니다. 일단 단어와 문장을 유창하게 읽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배경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어려운 부분은 그때그때 필요한 문제 해결 전략을 활용해서 더 깊이 고민한다든가 문맥을 따져본다든가 등등의 여러 가지 인지 전략을 사용하는 게 필요합니다. 때문에 이런 것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죠.  

  특히 가정 환경이나 사회 환경이 굉장히 중요해요. 배경 지식은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들도 있지만 가정이나 삶 속에서 배우는 것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글을 읽는 수준이 다 다르거든요. 많게는 동일한 학년 학급에서 4년까지도 차이가 난다고 그래요. 4~5년이면 3학년 교실에서 어떤 아이는 1학년 수준이고 어떤 아이는 중학생 수준이기도 한거예요. 그 차이를 진단할 수 있고 그 학년 수준에 미달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학교의 1차적인 역할입니다. 


  이러한 문해력 격차는 학력 격차를 만들어 냅니다. 1학년 때는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이게 4학년 때 큰 차이가 되고 고등학교 2학년 되면 엄청 차이가 벌어지는 거거든요. 학력 격차를 어떻게 줄여줄 수 있는가 또는 그 격차를 어떻게 덜 벌어지게 할 수 있는가, 이건 공교육에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부분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추가적인 교육 지원 시스템이라든가 교사의 전문성 계발, 학습을 개별화하는 훈련, 여러 가지 진단 연구, 수업 방식 개발 같은 해법들이 종합적으로 필요하죠.


 

Q. 문해력이라고 하면 그 의미의 범위가 넓은데 교수님이 생각하시기에 그 중에서 공교육이 좀 더 신경을 써야 되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다 중요한데 두 가지 정도 강조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은 대한민국 학교에서 이 두 가지가 잘 안된다고 보거든요. 


  첫 번째는 고차원적 문해력 교육에 관한 부분입니다. 그냥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고만고만한 정도로 읽고 써요. 기능적 문해력, 그러니까 주어진 글을 정보 수준에서 이해하고 그걸로 주어진 질문에 답하고 이 정도까지는 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 수준에서 비판적-심층적으로 읽고 이해하고 더 찾아나서면서, 내용을 연결하고 종합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고차원적인 문해력 교육이 약해요. 이것은 학생들이 우리 사회 시민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역량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 다음이 기초 학력, 즉 그 학년 수준에 적어도 교과서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문해력을 아이들이 갖춰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어요. 이게 지역 간 격차, 남녀 격차도 있고 그다음에 소득 계층 간 격차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서 학습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이 더 많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야 합니다.

 


Q. 지방에는 특히나 다문화 가정의 자녀 비율이 높기 때문에 문해력 문제가 더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초학력도 지방에서 더 문제가 되고 있는데 농산어촌 지역에서 이런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 조언을 좀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집단별로 학습의 조건이나 특징이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잘 분석되면 좋겠어요. 해당 집단의 전문가 그룹이 함께 모여 토론하면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만드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같은 경우 한국어 노출이 적기 때문에 당연히 문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사회적 조건들과 특성들을 잘 분석해서 거기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교육적 처치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 교사 양성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한 수업 시간에 아이들을 전부 다 살필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은 추가 학습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이런 것을 할 때 교사들한테 인센티브나 보상 같은 게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개인 선생님들의 노력과 의지에 너무 맡기잖아요. 


  교사들이 부족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 실력인지를 진단할 수 있는 그런 진단 도구들도 필요합니다. 또한 그 진단 도구 결과에 따라서 수업을 하실 때 필요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요약하자면, 교사들이 학교 안에서 문해력 증진을 위해 무언가 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이것에 대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괄적으로 요즘 평가 지침 내려오는 것처럼 몇 퍼센트 뭐를 해 이런 식으로 하면 역효과가 더 클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집에 책이 몇 권 있는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실제로 집에 책이 없는 애들이 많을 거예요. 저는 교육청에서 아이들한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왜냐하면 문해력에 가장 좋은 게 어릴적 책 읽기거든요. 책을 통해 언어에 계속 노출되고 연습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교육이라는 게 학교 교육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고 가정과의 연계가 굉장히 중요해요. 특히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는 책을 사주는 정책도 필요합니다.
 


Q. "체계적인 문해력을 가르치는 건 학교에서 할 일이고 가정에서는 일상을 소재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게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하셨더라구요. 그런데 단순히 대화만 많이 한다고 해서 문해력이 올라간다고 보기는 어렵잖아요. 양육자에게 조언을 좀 주신다면요?     


  뭐든지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좋죠. 그런데 얘기를 하려면 부모가 얘기를 할 시간과 공간이 있어야 하죠. 그러니까 이 문제는 사회 계층과 관련돼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부모 교육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소외된 지역 또는 이민이나 이주 배경, 다문화 가정의 부모들을 어떻게 하면 그 아이가 공부하는 것에 관심 갖게 도와줄 수 있는지 그리고 가정 홈 리터러시 프로그램 같은 것이 중요합니다. 간단하게 부모님과 아이가 읽을 책의 목록들을 만들어주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죠.

 


Q.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약해지진 않을 텐데요. 교육에서 기술 혁신이 계속 강조되고 있지만 문해력은 이에 비례해서 높아지지 않습니다. 이 중간에 균형을 맞춰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공교육은 도움이 없어서 실패하는 아이들이 없게 만들어야 돼요. 도와주면 성공할 수 있는 아이들을 놓치지 않고 도와주는 게 공교육의 핵심이거든요. 한편, 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역량에 대한 관심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니 함께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책을 만들 때는 분명한 초점, 명료한 목표가 있어야 돼요.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모든 정책들을 병렬식으로 늘어놓죠. 분명한 초점과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목표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교육의 수혜자한테 직접 체감되는 방식으로, 특히 교사들한테 체감되는 방식으로 집행해야 선생님들이 좀 의욕을 갖고 학교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궁극적으로는 고차원적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데, 다른 나라의 우수사례와 비교해주시면 좀 더 통찰이 생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우리 나라의 교실은 대화가 없어요. 오고가는 대화가 있어야 논박하기도 하고 질문하기도 하고 더 이어주고 이렇게 되는데 말이죠. 대화와 상호작용이 있는 교실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쉽게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도 문제점은 좀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실제 삶의 문제를 가지고서 그것을 탐구하고 텍스트를 읽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교과서는 표준화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한테 다가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들 삶에서 중요한 문제나 이슈나 쟁점을 그 교육 과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수업 내용으로 전환시키는 노력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세 번째, 아이들이 읽는 글이 교과서로 너무 한정되어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자료를 보고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적어도 텍스트의 측면에서는 개방된 교실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삶과 관련하여 꼭 읽을 법한 글들을 좀 읽게 하면서 필요한 자료와 문서 정보 자료 데이터를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운다고 하면 한국의 근현대사에 관련된 그런 단편 지식들을 줄줄이 그냥 외우지 않습니까? 사실 내 삶에 어떻게 관련되는가를 파악하는 게 되게 중요한데. 내 삶과 연결시키려면 한국의 근현대사라는 게 지역의 근현대사랑 연결이 다 되거든요. 지역의 역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를 섭렵해 보면 문해 활동이 일어나는 거예요. 말을 하고 대화하고 교류하는 그런 과정이 일어나야 학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습니다.    


 

Q.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입니다.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다 보면, "어떻게 써요? 그다음은 어떻게 써요?" 계속 물어보는 상황이 됩니다. 분명 예시도 보여주고 관련된 여러 경험들도 들려줬는데, 한 문장도 자기의 의견을 적지 못하는 거예요. 사실 그런 애들이 나올 때 제일 막막합니다. 조언을 좀 구할 수 있을까요?     


  글쓰기 수업이라는 게 초기 단계에서는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쓰고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우리가 글쓰기 수업을 한다고 할 때 여러 가지 전초 단계를 생략하는 경우들이 되게 많아요. 글을 쓰려면 뭘 써야 될지도 생각해야 하고, 순서를 어떻게 할지도 생각해봐야 하고, 자기 감정을 써보기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전초 과정들을 많이 훈련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이런 경우 추천드리는 게, 뭔가 끄적이는 행위가 일상화되는 방식, 예를 들면 매일 수업 끝날 때 "자 오늘 기억나는 단어 2개만 적어" 이렇게 한다든가 "오늘 너가 배운 거 딱 한 문장으로 적는 거야" 이렇게 한다든가,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적는 게 이루어져야 그런 것들이 생활화가 되는 거지요.


  그래서 문해력 수업이라는 게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돼요. 언어라는 게 사실 말하고 듣고 읽고 쓰고 하면서 계속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들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정형화된, 한 편의 완성된 글을 쓰는 것을 조금 벗어나서 수업을 조금 더 통합적인 방식으로, 늘 뭔가를 조금씩 써보는 경험을 주고 그것들이 모여서 글이 된다라는 걸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매일 매일 수업 시간에 하루 일과 끝날 때 한 줄씩만 적어도 그게 한 달이면 30줄인데 그거를 포스트잇에 한 사람당 30개를 붙여놓고 "네가 한 달 동안 학교에서 생각했던 것들이야" 그런 걸 묶어서 글을 하나 써봐라. 뭐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거구요.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형태의 글쓰기 활동을 수업 시간에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없이 할 수 있게. 그리고 그런 것들을 아이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면서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매거진 설 특집호 목차


여는 글_모두가 특별한 교육, 설
1. 시론
2. 특집: 학력, 뭣이 중헌디?
3. 학교 이야기
4. 인터뷰: 후쿠이현 왕린펑 교수
5.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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