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에세이 ]< 도전과 응전 > 유정 이숙한
지난해 성탄절에 특별요리로 단호박훈제오리찜을 만들었다.
처음 만드는 요리라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마치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나는 것처럼!
울님이 외식할 때 먹은 맛과 이야기만 듣고 만들었다.
'과연 맛있게 만들어질까? 님이 맛있게 먹을까?'
24 잡곡과 찹쌀, 검정서리태콩 물에 담가 불리고 씹히는 식감을 위해
작년에 농사 지어 알만 남겨 냉동실에 보관한 찰옥수수 몇 알. 팥 1/4컵을 씻어
가스 불에 십여분 익혀 헹구고 불린 잡곡과 함께 오곡밥을 지었다.
밥물을 자작하게 부어주었는데 밥이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졌다.
단호박 껍질은 수세미로 닦고 뚜껑으로 쓸 부분의 위쪽을 자르고
속을 파낸 후 찜통에 종이포일을 깔고 칼집을 낸 단호박을 얹고
갓 지은 오곡밥을 단호박 안에 담았다.
적당히 썬 파프리카와 양파, 양배추, 새송이버섯을 진간장,
설탕 1 티스푼과 다진 마늘과 볶은 후 찜통 안 단호박 안의
오곡밥을 위에 볶은 야채와 치즈를 올리고 단호박 뚜껑을 덮었다.
20분 후, 종이포일에 올려진 단호박을 찜통에서 꺼내 접시에 담았다.
칼집을 낸 부분을 좀 더 깊이 잘라냈다.
꽃처럼 예쁜 단호박훈제오리찜.
쭉쭉 늘어나는 치즈와 함께 먹으니 멋스럽고 맛있다.
울님은 만능 기계 장인이다.
만들지 못하는 기계가 없고 고치지 못하는 기계가 없다.
카라반이나 썬룸 캠핑하우스도 멋지게 제작한다.
섬세한 손끝이 예술가가 아닐지..
아는 지인이 내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고 했더니
"왜 힘든 구덩이로 들어가려고 하냐?"라고 했다.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흐름이겠지만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새 인생은 도전이다.
새 인생을 시작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도전에 대한 답이 있지 않을까.
혼자 있으면 말동무가 없어 외롭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면 외롭지 않다.
새로운 의욕이 생기고 뭔가 해보고 싶은 기운이 난다.
나이 들어 주책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사람은 늙으나 젊으나 마음은 똑같다.
동생도 연애만 즐기고 동거는 하지 말라는 했지만.
누군가를 위해 맛있는 저녁식탁을 준비하고
아침을 준비하는 것이 행복이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