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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야근하지 않는 방법

by 만숑의 직장생활 Jun 25. 2023

"아니, 같이 일하는 고객이나 상사가,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어도, 회사에 오래 남아 있는 걸 선호하시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는 정시 퇴근하면 좀 그렇지 않나요?"


그분이 씩 웃는다.


"그런 경우에도 다 방법이 있지"

"오, 뭔데요?"

"그때는 말이야... 먼저 일로 치고 나가면 돼"

"먼저 일로 치고 나가라고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설명을 좀 자세히 해주세요"


점점 빠져드는 나.


"직장 상사를 일로써 괴롭히는 거지. 무슨 말이냐면, 보통은 직장 상사가 시키는 일만 기다렸다가, 그것만 딱 끝내고 말잖아? 그게 아니라, 네가 먼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그 업무를 리드하라는 말이야. 즉, '너와 상사의 관계 설정을, 네가 일을 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일을 시키는 구도'로 바꾸라는 거지. 예를 들어 네가 어떤 프로젝트를 이제 막 시작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상사가 너한테 일을 시키기 전에, 네가 먼저 어떤 일이 필요하고, 어떻게 추진하면 될지를 검토해서, 'XX 관련 일들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언제까지 작업해서, 추진 안 준비해 보겠습니다. 준비가 끝나면, 팀장님께 검토 요청드리고, 다음에 상무님 보고 일정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보면 어떨까요'라는 식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거지. 그런 방법이 처음에는 어색하거나, 조심스러울 수도 있지만, 계속 그런 식으로 일을 해보면, 그렇게 일하는 구도가 서로에게 익숙해지게 되거든. 그런 식으로 '네가 일을 리드하는 구도'를 만들라는 말이야.


그런데 그게 상사 입장에서도 좋은 게, 부하 직원이 스스로 필요한 일은 다 찾아서 하고, 중간중간 진척상황도 빠짐없이 공유해 주고, 상사가 해줘야 하는 일까지 다 정해서 얘기해 주니, 얼마나 편하겠니? 그렇게 상사가 널 믿고 전적으로 업무를 맡기게 되면, 네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몇 시에 퇴근하는지는 신경도 안 쓸걸. 알아서 잘하는데 뭐 하러 신경 써?"


"이게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일에 대한 Ownership'인 거야. 사장님처럼 일하라는 게 아니라, 직급과 상관없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네가 누구보다 더 많이 알고, 리드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결국 맡은 업무를 남의 간섭 없이, 나 스스로가 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할 수 있는 거지"


일은 치고 나가는 것, 일의 Ownership. 나 스스로가 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분의 말씀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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