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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철학 씹어먹기

내 입맛대로 철학 씹어먹기

by 엔조 Mar 24. 2025

이번 주 짧은 근황.


저번에 봤던 면접에서 아쉽게도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꽤 기대하고 있었던 곳이라 실망스러운 마음과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망하라는 법은 없는지, 하나가 정리되니 바로 다른 문이 열렸다. 알바 차원에서 일을 하려고 했던 초콜릿 브랜드에서 내 면접 소식을 듣고 정직원으로 일해볼 생각이 없냐는 오퍼를 받았고, 이 브랜드는 업무 변경이 꽤나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해서, 아마 몇 년은 이곳에서 일하게 될 것 같다. 방향성에 조금 변화는 생겼지만, 결국 도착하고자 하는 지점은 같기에 공부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니체 철학을 마주하다.


이번 주에는 니체의 철학을 다룬 '초인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예전부터 니체에 관심은 있었지만, 왠지 손이 가지 않고 어렵게만 느껴져 미뤄두고 있던 책이다. 이번 기회에 마무리해 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니체가 말하는 인생의 조건.


우리는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원하는 환경이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삶은 시작부터 불공평하고, 살아가면서 그 불공평함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니체는 말한다.

"살아라, 그리고 위험하게 살아라."
 "운명이 평온하기를 바라지 말고, 오히려 가혹해지기를 바라라."

니체는 어려움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쉬운 길보다 고난의 길을 택하라고.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말처럼, 우리는 고통을 통해 더 깊고 단단해질 수 있다.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고양감.


니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가 생각하는 ‘행복’이 단순한 쾌락이나 안락함이 아닌 생명력이 고양되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고양감을 위해서는 저항이 필요하고, 그 저항을 극복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 곧 행복이라고 말한다. 니체는 온갖 질병에 시달리는 험난한 운명을 살았지만, 그런 질병을 통해서 자신이 보다 깊어지고 강해졌다고 말한다. 삶은 피해야 할 고통이 아니라, 마주하고 뚫고 나아가야 할 대상이다.


삶이 허무하다면, 그냥 네가 약해서 그렇다.


쇼펜하우어는 삶을 고통과 허무의 연속이라고 했다. 욕망은 채워지지 않고, 채워져도 곧 다시 공허함이 찾아온다. 하지만 니체는 이를 ‘연약한 자들의 넋두리’라고 표현한다.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삶이 허무해서가 아니라 내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니체는 허무주의가 인간의 정신적 성장에서 거쳐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말고, 반드시 그것을 극복하라고 요구한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니체는 우리가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 무언가에 저항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간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는 세 가지 정신이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로 낙타의 정신.

사회가 정해놓은 가치와 규범을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이며,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정신. 보통 학생 시절이나, 사회가 정해놓은 길을 그대로 따르는 사람들은 이 단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정해진 틀 안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상태이다.


두 번째는 사자의 정신.

기존의 가치와 규범에 저항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다음이 없다. 삶의 목적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아무런 이유나 근거도 없이 이 세상에 던져졌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 늙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우리는 “그럼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 멈추게 된다.


니체는 이러한 상태를 허무주의라고 부르고, 그것이 인간이 견디기 가장 어려운 고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허무주의는 우리의 정신적 성장을 위한 통과 의례이며,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그리고 그는 그다음 단계로 우리에게 해답을 준다.


마지막은 아이의 정신.

니체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정신은 바로 아이의 정신이다.


놀이에 빠진 어린아이처럼 살아라. 인생을 유희처럼 살아라.


왜 이 놀이를 해야 하는가? 그냥 재밌기 때문이다. 만약 이 놀이가 더 이상 재미없는데도 계속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 이유를 묻게 된다. 하지만 삶을 유희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저 몰입해서 즐기며 살아간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물음이 생기고, 세계가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 니체는 말한다. 그건 세계가 무의미해서가 아니라, 내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정신력이 강해지면 우리는 다시 세계를 아름답게 느끼고, 매 순간이 이미 충만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정신 상태가 바로 니체가 말하는 아이의 정신이다.


우울할수록 더 많이 쉬고, 더 많이 웃어야 한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정신은 중력처럼 우리를 밑으로 끌어내리곤 한다. 이럴수록 우리는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쉬며 스스로를 돌보고, 재충전한 뒤 다시 아이처럼 살아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끝에는 좋은 게 없다. 우리는 그저 즐겁게, 재밌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삶을 긍정하라 - 아모르파티 Amor Fati


사람들이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운명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삶을 긍정하고, 극복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은 무기력 속에서 끝을 향해 간다.


우리의 재능이 뛰어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을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면, 그 끝은 대개 무기력과 후회다. 반면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고, 역경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면, 삶은 훨씬 풍요로워진다.


나무가 강하게 자라기 위해선 거센 바람과 폭풍이 필요하다. 위대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좌절할 정도의 열악한 환경이 필요하다.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가장 크게 성장한 시기이고,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우리는 인생을 견디는 것을 넘어, 사랑해야 한다.


운명애 -Amor Fati.

이것이 니체가 말하는 가장 깊은 내면의 본성이다.


글을 정리하며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호승심, 즉 스스로를 단련해 나가며 끊임없이 성장하려는 의지다.

삶을 긍정하고, 운명을 받아들이며, 지금 느끼는 불안과 고통은 연약함에서 비롯된 감각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심리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나 자신을 스스로 다듬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강인한 정신과 체력을 가지게 된다면, 세상은 다시 밝고 따뜻한 곳으로 느껴질 것이다.


아이처럼 즐겁게 삶을 살아가라. 그리고 지금 고난 속에 있다면, 그것 역시 성장의 기회임을 믿고 그저 나아가라.


불공평한 조건에서도 삶을 긍정하라.

고난을 외면하지 말고 성장의 기회로 삼아라.

삶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그 삶자체를 사랑하고 즐겨라.

체력과 정신을 단련하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으며 살아가라.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유희처럼 살아라.


니체 철학은 단순히 철학적 사유를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실질적인 태도를 제시해 주었다.

그리고 지금의 이 고난도 언젠가 가장 크게 성장한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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